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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지소연과 스무살 정다빈… ‘新 투톱' 완성

조선일보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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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지소연과 스무살 정다빈… ‘新 투톱'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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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달라진 女 대표팀
지난 13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일본전에서 정다빈(왼쪽)이 후반 동점골을 넣고 지소연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지난 13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일본전에서 정다빈(왼쪽)이 후반 동점골을 넣고 지소연의 축하를 받고 있다./뉴스1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1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17위), 일본(7위)과 각각 2대2, 1대1로 비기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2023 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 메달 등 침체에 빠졌던 한국 여자 축구가 이번 동아시안컵을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잉글랜드 출신 콜린 벨 감독이 지난해 6월 물러난 뒤, 김천상무 코치였던 신상우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신 감독은 벨 감독이 추구하던 수비적인 전술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2000년대 출생한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세대교체에 착수했다. 신 감독 체제 아래 정다빈(20·고려대)과 박수정(21·울산과학대), 김신지(21·AS로마) 등 지난해 FIFA U-20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신예들이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시행착오도 따랐다. 지난해 10월 신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한일전에서 0대4로 대패한 데 이어 스페인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올해 2월 핑크 레이디스컵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아시아 강호인 중국·일본과 무승부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냈다.

대표팀 26명 중 14명이 2000년대에 태어난 선수다. 정다빈은 13일 일본전에서 교체로 나와 후반 41분 동점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김민지(22·서울시청)는 지난 9일 중국전에서 교체 투입돼 도움을 기록했고, 일본과의 2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섰다. 이영주(33·레반테)와 최유리(31·인천 현대제철) 등 핵심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낸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한국 여자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지소연(34·시애틀)과 주장 이금민(31·버밍엄시티) 등 기존 중심 전력에 젊은 피가 유입되면서, 내년 여자 아시안컵과 2027 여자 월드컵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박찬하 TV조선 해설위원은 “공격적인 전술과 과감한 세대교체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진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길 수 있는 팀이 되기 위해선 골 결정력 보완이 시급하다”며 “전유경, 정다빈 등 젊은 공격수들이 대표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소속팀에서도 꾸준히 득점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무로 4국 중 3위에 머물고 있다. 1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최종전에서 다득점으로 승리하고, 같은 날 펼쳐지는 중국과 일본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경우 우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신상우 감독은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크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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