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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지도부 ‘尹 어게인’ 참석, 민심 외면도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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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지도부 ‘尹 어게인’ 참석, 민심 외면도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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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14일 이른바 ‘윤석열 어게인’ 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 일부가 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의미하는 ‘윤 어게인’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 행사는 윤상현 의원이 주최하고 국힘 구주류(친윤)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당 지도부는 “의원 주최 행사에 지도부가 참석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지만, 그것도 행사 나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느닷없는 계엄으로 탄핵됐고, 윤을 엄호하던 국힘은 대선 패배로 정권을 잃었다.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과 구주류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진 당을 수습하고 쇄신해 재기의 발판을 다지라는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 복귀’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행사라는 걸 알면서도 참석했다. 민심을 외면하는 정도가 아니라 민심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힘은 대선 패배 후 계엄과 탄핵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했다. 하지만 돌아서서는 전혀 다른 소리를 해왔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한다고 해놓고 돌아서서 ‘윤석열 어게인’을 주장한다. 거기에 당 지도부란 사람들까지 동조한다.

국힘은 지금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가장 큰 책임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그들에게 맹종한 구주류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안다. 그런데도 송 비대위원장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모두가 혁신의 객체이면서 주체”라고 한다. 사실상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쇄신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안철수 혁신위는 출범도 전에 좌초했고, 윤희숙 혁신위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을 받고 있다. 새 지도부를 뽑을 전당대회를 다음 달에 연다는데 아직 날짜도 못 정했다. 모든 것이 구주류 기득권이 당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전국 민심은 포기하고 자신들의 의원 공천만 지키려는 것이다. ‘윤 어게인’ 행사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국힘의 문제는 결국 이들 구주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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