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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재원 마련에 서울 자치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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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재원 마련에 서울 자치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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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자치구 ‘6 대 4’ 분담…구별 100억원 안팎 조달 ‘울상’
자립도 낮은 강서 등 기존 사업 축소·연기 ‘자구책’ 골몰
서울시도 곳간 형편 빠듯…‘2차 지급분’ 추경 편성 검토
오는 21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을 앞두고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재원 마련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소비쿠폰 발급에 자치구별로 1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자금을 부담해야 한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자치구의 경우 예정된 사업을 조정 또는 축소하거나 세출계획을 수정하는 식의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소비쿠폰 발행에 서울시가 부담하는 재원은 25%(국비 75%)다.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들은 국가가 재원의 90%를 담당하고, 지자체가 10%를 내는 방식으로 재원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더 많은 자금을 부담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가 추산하는 소비쿠폰 전체 사업비는 2조3177억원이다. 이 중 25%에 해당하는 5794억원이 서울시에 할당된 금액이다.

서울시는 이 금액을 ‘6 대 4’ 비율로 25개 자치구와 분담하기로 했다. 5794억원을 이 비율대로 나누면 서울시는 3476억원을, 25개 자치구는 2318억원을 각각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25개 자치구에 소비쿠폰 홍보 및 사업 준비 명목으로 각 13억7900만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배부했다.


전체 주민 수 및 저소득층 비율에 따라 각 자치구가 부담하는 금액은 차이가 있다. 평균적으로 각 자치구가 마련해야 할 자금 규모는 100억원 안팎이다. 이 중 인구수가 가장 많은 송파구는 160억원을 분담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들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강서(142억원)·관악(135억원)·노원(131억원)·은평(123억원) 등이다. 당장 진행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을 축소 또는 연기하더라도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우리는 서울시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급한 대로 예비비를 사용하고, 일몰사업을 비롯한 주요 사업비 축소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복지사업을 제외한 일반 사업들의 우선순위를 정해 연기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시에 특별조정교부금을 건의하는 등의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과 관련한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안 남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당장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와 대립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이라며 “구청장이 대외적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둔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내년에도 공천을 받으려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시도 재정 형편이 넉넉지는 않다. 소비쿠폰 1차 지급분은 국비로 우선 집행하고, 9월로 예정된 2차 지급분은 시의회와 논의해 추경 편성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얼마 전 서울시 추경안이 통과된 상태에서 지금 바로 추경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은성·류인하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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