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볼보 "2분기 1.6조원 손상차손"…트럼프 관세·車 출시 지연 여파

이데일리 양지윤
원문보기

볼보 "2분기 1.6조원 손상차손"…트럼프 관세·車 출시 지연 여파

속보
새벽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불…2명 심정지 이송
관세로 中 생산 차량, 미국과 유럽서 마진 압박
손상차손 중 일부 매출원가에 영향
17일 2분기 실적 발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자동차가 올 2분기 약 114억크로나(약 1조 6400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와 차량 출시 지연에 따른 것이다.

(사진=AFP)

(사진=AFP)


이번 손상차손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ES90’ 모델과 곧 출시 예정인 ‘EX90’ 의 예상 판매량 하향 조정과 그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반영했다.

볼보는 중국산 ES90 차량을 미국에서 수익성 있게 판매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며, 유럽 시장에서도 관세 문제로 마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보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손상차손은 EX90과 ES90 차량의 플랫폼에 대한 예상 물량과 계획된 수익성에 대한 조정을 주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의 출시 지연과 그에 따른 추가 개발 비용도 손상차손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손상차손 중 약 40억크로나는 매출원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볼보는 예상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연구개발(R&D) 항목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순이익에는 약 90억크로나의 손실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자동차는 오는 17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볼보는 지난 5월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명의 사무직 인력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회사의 실적 악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구조조정은 볼보가 최근 발표한 180억크로나(약 2조 6000억원) 비용절감 및 현금흐름 개선 계획의 일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000명의 사무직 인력을 해고할 예정이다. 여기엔,ㄴ 스웨덴 본사 사무직의 15%가 포함된다.

감원 대상은 스웨덴 본사 사무직 1200명, 컨설턴트 1000명, 기타 글로벌 사무직 등이며, 전체 구조조정은 올해 가을까지 마무리될 방침이다.

볼보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산 자동차·부품에 대한 25~50% 고율 관세 위협,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영업이익 급감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나왔다. 볼보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7.2%에서 2.3%로 급락했다. 글로벌 판매도 6% 줄었고, 주당순이익 역시 대폭 하락했다.


특히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구조조정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1일부터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50% 관세를 예고했다가 이달 9일까지 유예했으나, 이미 25% 기본 관세와 10~20% 상호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볼보는 생산의 대부분을 유럽과 중국에서 하고 있는 탓에 다른 유럽 경쟁사들보다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더 많이 노출됐다. 볼보는 “관세 인상분 상당 부분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며, 벨기에산 EX30 등 주력 전기차의 미국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