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병원 옮겼더니 수치 40배”… 中 유치원 ‘200명 납중독’ 은폐 의혹

조선일보 문지연 기자
원문보기

“병원 옮겼더니 수치 40배”… 中 유치원 ‘200명 납중독’ 은폐 의혹

서울맑음 / -3.9 °
19년 전에도 비슷한 납중독 사건
납중독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피해 유치원생. /중국 지무뉴스 보도화면 캡처

납중독으로 치아 일부가 검게 변한 피해 유치원생. /중국 지무뉴스 보도화면 캡처


중국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을 지역 당국이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간쑤성 톈수이시 한 유치원에서 원생 200여 명이 납중독 진단을 받은 사건에 대해, 시 당국은 급식 조리 과정에서 식용 불가의 미술용 물감을 사용한 탓이라며 유치원 원장 등 관계자 8명을 체포했다.

관련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 피해 학부모들과 일부 시민은 시 당국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고 있으며 발표된 조사 결과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중 한 근거로 제시된 건 톈수이시 병원과 타지역 병원에서 현저하게 달랐던 피해 아동의 혈중 납 농도다.

학부모 A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딸이 톈수이시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1리터(ℓ)당 5.416마이크로그램(㎍)으로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지만, 산시성 시안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선 그 40배가량인 232㎍/ℓ가 나왔다”고 했다.

중국 당국이 규정하는 어린이의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 이하이며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본다. A씨의 딸 외에도 시안 병원에서 검사받은 원생 다수는 200~500㎍/ℓ에 달하는 수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 당국이 피해 가족들을 상대로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부모는 지난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 담당자가 여러 번 시안까지 와 가족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위협했다”며 “톈수이시로 돌아와서 치료받아야 의료비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이 가운데 19년 전에도 톈수이시에서 비슷한 집단 납중독 사건이 일어난 적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지역 내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 때문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과거 사건은 2006년 톈수이시 우자허촌 주민 200여 명이 납에 중독된 일로, 현지 화학공장 2곳이 오염원으로 인정됐었다. 다만 그때도 당국이 지정한 의료기관 검사에선 정상 수치가 나왔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문지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