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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반도체 제조 공장 줄 붕괴...'좀비 팹' 잇달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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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반도체 제조 공장 줄 붕괴...'좀비 팹' 잇달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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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중국이 공격적으로 추진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은 상당한 성과를 거둬, 현재 7나노(nm)급 로직 칩은 물론 세계 수준의 3D 낸드 및 DRAM 메모리 생산이 가능한 첨단 팹(fab)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과잉 투자, 기술력 부족, 지속 불가능한 사업 계획 등으로 인해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전역에 실제로 가동되지 못한 채 방치된 반도체 공장, 껍데기만 남은 이른바 '좀비 팹(zombie fab)'이 다수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트렌드포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초 기준 중국에는 총 44개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시설이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300밀리미터(mm) 팹이 25곳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더해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따라 32곳의 신규 반도체 팹이 건설 중이다. 특히 SMIC, 후홍, 넥스칩, CXMT, 실란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말까지 9개의 300mm 팹과 1개의 200mm 팹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외형적으로는 팹 확충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지만, 실상은 껍데기만 지어진 후 가동되지 못하는 좀비 팹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몇년간 약 12건의 고위험 팹 프로젝트가 좌초됐으며, 투자 손실 규모만 최소 500억달러(약 69조원)에서 1000억달러(약 13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패의 원인으로는 기술 부족과 과도한 목표 설정이 지목된다.


특히, 일부 스타트업은 14나노와 7나노 같은 첨단 공정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 인력이나 장비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했다. 지방정부가 주도한 무리한 투자도 많았고,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예산을 배정한 결과 자금이 마르거나 부정부패로 이어지면서 프로젝트가 좌초되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진이 실종되거나 체포되는 등 스캔들이 잇따랐으며, 지방 정부 관계자들이 연루된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2019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10나노 이하 공정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면서 기술 개발에 큰 제동이 걸렸다.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시장의 변화도 중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우한 훙신 반도체와 취안신 집적회로다. 이들 기업은 TSMC 출신 경영진과 수백 명의 엔지니어를 스카우트하며 2017~2019년 사이 첨단 공정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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