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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일일강사 나선 이재명 대통령 "선의에 책임 묻지 않는 풍토 만들것"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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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일일강사 나선 이재명 대통령 "선의에 책임 묻지 않는 풍토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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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국민들 의견을 현장에서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생길 수 있더라고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예비 국가공무원들 앞에 일일 강사로 나섰다. 현직 대통령이 이같은 자리에 선 것은 20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제 70기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 주제의 특강에서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이날 교육 대상은 국가공무원 5급 시험에 합격한 305명이다. 이들은 교육을 마치면 각 부처에서 본격적인 공직 생활을 시작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예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현직 대통령의 이같은 특강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예비 공직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는 물론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된 '선배 공직자'로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조언들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직자의 책무부터 강조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어떤 태도로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그 나라는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 국정이든, 시정이든 모든 일의 성과는 일선 공직자들 손에 달려 있다. 여러분 손에 이 나라 운명이 달려 있다"며 "여러분들 하기에 따라 흥한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고 망한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5년 동안 고용된 단기 임시직"이라며 "(저도) 5년 후에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저 사람 때문에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고 할 수도 있고 저 인간 때문에 망했다고 할 수도 있다. 결국 다 제 손에 달렸고 제 마음에 달려 있는 일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현실적 충고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만약에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했다면 공직은 빨리 그만둘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며 "만약 더 많은 권력을 갖겠다고 생각하면 공직보다 정치를 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참된 공직자의 기준으로 방향·성실함·기술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첫째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공직자는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 기술적 능력이 뛰어나도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데 쓴다면 나라 망할 일이다. 여러분의 기본적인 마음과 자세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두번째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실함이다. 방향이 똑같아도 게으르면 무슨 소용인가.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훌륭한 공직자"라며 "마지막은 테크닉(기술)이다.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긴 공직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 사이 매 순간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달라. 조금씩 쌓일 것"이라며 "처음에는 차이가 별로 없겠지만 끊임없이 세상 사람들을 위해 내가 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유용한 도구가 될까를 고민하면 실력이 조금씩 늘어 20년 지나면 그 차이가 확 벌어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공직자의 청렴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돈은 마귀다. 이 마귀는 절대로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천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어떤 천사냐면 친구, 친척, 선배, 동료, 어쩌면 사랑하는 내 애인"이라며 "처음엔 문자와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에 전화가 온다. 또 커피라도 한잔, 밥이라도 한끼, 그러다 술이라도 한 잔, 골프라도 한 번, 그 다음에 상품권, 그러다 내성이 생겨서 별 느낌 없게 되면 장부에 다 써놨다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성남) 시장이 되고 나니까 만나자는 사람이 그렇게 많더라. 이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저한테 뭘 부탁한다. 제가 그 때 시장실에 업자들 경고용으로 CC(폐쇄회로)TV를 달아놨는데 (이를) 언론에 소문을 냈더니 그 다음부터 면담 신청이 확 줄었다"며 "그래서 결국 제가 돈 받았다는 소리는 안 듣고 살았다. 저는 정말로 치열하게 제 나름의 삶을 관리해 왔다. 세상은 그렇게 험하니 여러분이 잘 지키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정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은 정해진 확실한 일이 없지만 하자면 해도 해도 끝이 없다. 그런데 안해도 별로 상관이 없다"며 "쉽고 간단한 일부터 빠르게 처리하면 성과가 안다. 저는 5년 임시직 아닌가. 시간을 두 배 효율성 있게 쓰면 임기는 10년이 될 수도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모든 일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재량이 너무 많다. 그런데 이 재량의 범위 내에서 선의를 갖고 하는 일이면 그게 실패할수도, 성공할수도 있는데 어느날 부터 실패하면 '너 왜 그렇게 결정했어'라고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며 "이러다보니 공직자들이 의무 외에 책임질 일은 절대로 안하기로 마음먹기 시작했다. 이게 지금 현재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에 앞서 참석자들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에 앞서 참석자들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 대통령은 "(이 문제가) 일선 공무원 때문은 아니다. 정치 때문"이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저도 총력을 다해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합리적으로 판단해 선의를 갖고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책임을 묻지 않는 그런 제도, 그런 공직 풍토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직자들의 선택 결정 단계에서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사후적으로 이 결정에 책임을 묻고 평가하게 되면 공직자에게 신이 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신이 아니지 않나.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교육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공개로 전환돼 이 대통령의 경험이 묻어난 진솔한 이야기들이 모두 공유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한 달 여 지난 시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가가 많이 오른 것 정도"라고 해 좌중의 환호를 자아냈다.

또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있는데 국민들이 반대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란 질문에 이 대통령은 "정말로 중요한 질문이고 앞으로 많이 맞닥뜨릴 것"이라며 "저는 집단지성에 대한 신뢰가 높은 사람이다. 모르는 것 같지만, 안보고 안듣는 것 같지만 국민들은 다 보고 듣고 있다. 물론 정보 왜곡 때문에 일시적으로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에는 다 제자리로 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강당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강당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아울러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정책인데 국민들이 아니면 구성원 다수가 반대한다고 하면 다시 한 정 자기를 되돌아보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며 "내 판단이 혹시 부족한가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 보라. 제가 토론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은 결국은 공직자의 결단"이라며 "모두에게 칭찬받는 일은 없다. 우리는 진리를 말하는 종교인이 아니고 착한 일을 하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불가피하게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그 충돌을 조정할 권한을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담보로 최대한 오해를 줄이고 이해 시키고 조정하고 안 되면 마지막에는 칼로 자르듯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의 답은 현장 속 국민에 있다는 조언도 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 시장 재직 당시 기획했던 '분당~수서 도시고속화도로' 사업을 떠올리며 "(기획 당시)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위를 덮자, 도로는 통행 시키되 위를 덮으면 돈도 1500억원 밖에 안 든다, 그래서 제가 위를 덮기로 하고 지금은 공원화가 돼 있다"고 했다. 이 사업은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도로를 복개 구조물로 덮고 그 위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집단지성의 위대함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도로 지하화를 위해) 단지 땅을 파면 돈이 얼마나 들고, 교통을 어떻게 분산시키고 등을 논의하다 결국 안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주민들 중 누군가 안을 냈고 조사해보니 가능했다. 그래서 국민들의 의견을 현장에서 많이 들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속에서 솟아날 구멍이 생길 수 있더라, 그 이야기를 자랑삼아 해 본다"고 했다.

한편 이날 특강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은 교육생들과 함께 개발원 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과 오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진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과정 교육생과 오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7.14.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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