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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리서명 의혹 제기한 트럼프에 “거짓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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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리서명 의혹 제기한 트럼프에 “거짓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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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19일 임기 마지막 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19일 임기 마지막 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82)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인지력 저하를 이용한 측근의 대리 사면 의혹을 부인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한 인터뷰에서 사면 결정에 대해 “내가 모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면 결정문에 자동서명장치(autopen)를 사용해 서명하도록 지시한 이유를 “사면할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출소해 자택 격리 상태에 있던 1500명과 폭력을 사용하지 않은 마약 범죄자 2500명을 감형하고, 사형수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낮춰줬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보복이 예상되는 이들을 선제적으로 사면했다. 자신의 친인척 5명과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코로나19 대응을 지휘한 앤서니 파우치 소장, 미 하원 1월6일 조사위원회 구성원 등이 대상이었다. 이 조사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했다는 혐의를 받는 2021년 1월6일 의회난동 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리 서명 의혹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두고 “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거의 모든 것에 거짓말을 해왔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향한) 초점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이 그들이 제일 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의혹을 조사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력이 약화된 상황을 이용해 그의 보좌진이 자동서명장치로 위법하게 사면권을 대리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공화당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를 만들어 바이든의 보좌진을 소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서관 스테파니 펠드먼이 사면 결정문에 자동서명을 하기 전, 바이든 전 대통령이 회의에서 구두로 결정하는 절차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트럼프 행정부에 제출한 수만건의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메일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자동서명장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모두 25건의 사면과 감형 결정문에 사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트럼프 정부에 자신의 이메일을 제출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자동서명기는 서명이 필요한 문서에 자동으로 서명해주는 기계로 대량 서명이 필요할 때 주로 쓴다. 시비에스(CBS)방송은 존 케네디, 조지 더브유(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유권자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나 법안·사면장에 서명할 때 자동서명장치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동서명기를 사용했다. 그는 지난 3월 취재진에 “나는 (편지 같은) 아주 중요하지 않은 서류에만 자동서명장치를 썼다. 하지만 바이든이 사면 같은 사안에 자동서명장치를 쓴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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