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집 선보인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정선희 PD "우주 유영 이야기, AI로 한계 극복"
부족한 리얼리티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독이다. 그러나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예외인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는 낮은 리얼리티를 비판하지 않고, 때로는 이러한 부분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루브르 박물관이 등장하는 장면은 현실성 낮은 공간 설정으로 "대충 살자.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루브르처럼"이라는 밈까지 만들었는데, 제작진은 AI 특집을 통해 완성도 높은 루브르를 선보이며 유쾌한 반전을 노렸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2002년 첫 방송됐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사건들이 재연 형식으로 소개됐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방영을 이어가며 롱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됐다. 최근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특집 코너인 '프로젝트(Project) AI'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우주 유영에 성공한 알렉세이 레오노프의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던 명화 '모나리자' 도난 사건을 다뤘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이러한 행보는 애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이 그간 B급 감성으로 시선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심장으로 그린 그림' 에피소드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설정된 공간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누가 봐도 루브르가 아닌 평범한 건물의 모습을 담은 캡처 화면은 "대충 살자.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루브르처럼"이라는 말과 함께 밈처럼 소비됐다.
정선희 PD "우주 유영 이야기, AI로 한계 극복"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심장으로 그린 그림' 에피소드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설정된 공간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누가 봐도 루브르가 아닌 평범한 건물의 모습을 담은 캡처 화면은 대충 살자.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루브르처럼이라는 말과 함께 밈처럼 소비됐다. MBC 캡처 |
부족한 리얼리티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독이다. 그러나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예외인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는 낮은 리얼리티를 비판하지 않고, 때로는 이러한 부분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루브르 박물관이 등장하는 장면은 현실성 낮은 공간 설정으로 "대충 살자.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루브르처럼"이라는 밈까지 만들었는데, 제작진은 AI 특집을 통해 완성도 높은 루브르를 선보이며 유쾌한 반전을 노렸다.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2002년 첫 방송됐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사건들이 재연 형식으로 소개됐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방영을 이어가며 롱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됐다. 최근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특집 코너인 '프로젝트(Project) AI'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우주 유영에 성공한 알렉세이 레오노프의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던 명화 '모나리자' 도난 사건을 다뤘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이러한 행보는 애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이 그간 B급 감성으로 시선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심장으로 그린 그림' 에피소드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설정된 공간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누가 봐도 루브르가 아닌 평범한 건물의 모습을 담은 캡처 화면은 "대충 살자.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루브르처럼"이라는 말과 함께 밈처럼 소비됐다.
다른 프로그램과 대조적으로, 허술함이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게는 득이 되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온라인상에서의 화제성까지 안긴 이유는 무엇일까.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정극은 리얼함이 떨어지면 질타를 받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재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엉뚱한 장소가 등장하거나 한국인이 외국인 행세를 하는 것이 하나의 재미 요소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 심한 현대 사회에 지친 사람들이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허술한 모습에 위안을 받고, 밈까지 탄생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 AI 특집의 의미
최근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특집 코너인 '프로젝트(Project) AI'를 선보였다. MBC 제공 |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선보인 높은 완성도의 AI 특집이 이전과 대비되는 행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선희 PD는 본지에 "그간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을 다뤘는데, 촬영을 통한 재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재밌는 아이템이지만 기술적 한계 때문에 다룰 수 없었던 것들을 AI 특집을 통해 선보이면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을 보며 기술적으로 발전이 이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회사에 AI를 만드는 부서가 있어 협업을 하면 좋을 듯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장수 프로그램이다 보니 새로운 화제성도 필요했다"고 전했다.
AI 특집에는 많은 노력이 담겼다. 한 회차를 만드는데 2, 3달가량이 소요됐다. 정 PD는 "이야기가 중심인 프로그램이다 보니 완성도를 위해 시간과 공을 들였다.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고, 그림으로 이야기를 보충할 수 있는 대본 구성을 했다. 기존의 것들은 자료 부분이 많은데 AI 특집에서는 자료를 줄이고 재구성 부분을 많이 담았다. 배경, 의상도 그 시대에 맞게 고증 작업을 거쳤다"고 밝혔다. 스토리텔링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었기에 형식이 달라져도 시청자들의 반발감은 크지 않았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측은 이후에도 AI 특집을 선보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선정된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제작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우주 유영 소재의 경우, AI의 도움을 받아 촬영 진행이 불가능에 가까운 우주에서의 장면을 담아냈다. 정 PD는 "시청자분들이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이런 소재도 하고 싶었구나. 한을 푸네'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 에피소드와 관련해서는 "루브르 밈이 많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루브르를 고급진 버전으로 보여주는 것에도 의미가 존재할 듯했다. 가장 심플하게 표현하던 것을 고급지게 그려내면 시각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청자들이 재미 요소로 느끼며 우리 프로그램을 한 번 더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대표적인 롱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그 배경에는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정 PD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가 여전히 많고, 그런 것들을 매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하기에 시청자분들이 지루함을 덜 느끼시는 것 같다. 20년 넘게 제작 노하우를 이어오고 있어 안정적인 질을 유지할 수 있고, 시청자와도 계속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그 내용을 반영하고 있어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롱런할 수 있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AI 특집으로 새로움을 꾀한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앞으로도 안방극장에 활력을 선사할 전망이다. 때로는 B급 감성으로 웃음을, 때로는 정교함으로 놀라움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