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나눔·韓정치학회 콘퍼런스
세계정치학회 개막식 참석한 李 “민주주의가 밥 먹여준다는 사실 증명해야”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세계정치학회 세계 대회 개막식에 파블로 오냐테(왼쪽) 세계정치학회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민주주의가 밥을 먹여준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의 파고가 성장을 가로막는 위기의 시대에 자유란 곧 경제”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 “현재 미국은 지난 80년간 미국이 주도한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 국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서울 코엑스에서 이날 개막한 세계정치학회(IPSA) 세계 대회의 일환으로 한국정치학회와 통일과나눔이 개최한 콘퍼런스에 참여해 “보통 기존 국제 질서를 무너트리는 건 외부 세력인데 이번엔 미국 스스로 동맹, 무역, 다자주의 등 스스로 만든 질서를 무너트리는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분단 80년과 신냉전 시대의 한반도 통일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각국이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한국의 갈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독일 국제정치·안보연구소의 에릭 발바흐 연구위원은 “향후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군사적 자원을 배치하게 될 것”이라며 “EU 국가와 지역 내 국가 간 방산 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발바흐 연구위원은 “러·북 간 군사적 밀착이 심화하면서 종전에 EU 국가와 북한 간 이뤄졌던 비공식 대화와 반관반민 형태의 1.5트랙 대화 모두 단절됐다”며 “EU가 한국과 북한에 각각 특별 대표를 임명해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로버트 셔터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일관되게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안보에 추가적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내에는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하고 첨단 기술을 장악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해 있다”고 했다.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는 “미·북 대화 재개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은 배제될 가능성이 있고 한·미·일 3국 합동 군사훈련 밀도와 횟수도 달라질 수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3차례 이뤄지는 등 3국 협력이 지속되는 모멘텀은 아직 살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한일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초래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하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며 “한일 간 2+2(외교·국방) 대화를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미국이 주한 미군 역할을 대중 견제에 집중하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경우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개막한 IPSA 세계 대회는 16일까지 계속된다. ‘정치학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IPSA 세계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 건 1997년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세계 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유일하게 두 번 개최한 아시아 국가가 됐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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