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전현직 동료가 축구를 향한 호날두의 '진심'을 에피소드로 전한다. 프랑스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멤버로 A매치 통산 84경기 출장에 빛나는 레전드 미드필더 블레즈 마튀디(38) 역시 그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렸다.
마튀디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스포츠신문 '투토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인상적인 프로 선수였고 축구에 대한 집념이 정말 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마튀디와 호날두는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둘은 이 기간 세리에A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이탈리아 슈퍼컵) 우승 2회씩을 합작했다.
마튀디는 "어느 밤이었다. 리그 경기를 마치고 기진맥진한 상태로 새벽 2시에 차를 찾으러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호날두가 슥 다가왔다. 함께 체육관에서 회복 운동을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하더라. 그때 정말 미친 선수라고 생각했다. 호날두는 늘 그랬다. 그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 호날두의 성공 비결이며 마흔이 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변화를 만들어내는 선수로 군림하는 이유"라며 옛 동료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계약 조건이 천문학적이었다. 최소 보장액만 5억3495만 파운드(약 9973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 대우를 약속받았다.
올여름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를 떠나 유럽 복귀 또는 미국행이 유력시됐다. 이 탓에 재계약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 의문이 풀렸다. 역시 돈보다 '축구'가 이유였다. 그의 머릿속은 오로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으로만 가득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포르투갈 공격수는 내년 여름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자신의 6번째 월드컵 출전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며 "최근 FIFA 클럽 월드컵 출전팀 영입 제안을 마다한 이유도 올여름 충분한 휴식을 취해 2026 월드컵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성격이 짙다"고 적었다.
호날두는 재계약 체결 뒤 출연한 '알나스르 TV'와 인터뷰에서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몇 번 받았지만 거절했다. (비시즌엔) 충분한 휴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차기 시즌은 매우 길 것이다. 리그 일정이 끝나면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여름부터 (월드컵에) 대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2003년 국가대표 승선 꿈을 이룬 호날두는 이후 A매치 221경기에서 138골을 쌓았다. 고 에우제비우(1942~2014), 루이스 피구 등 선배 포르투갈 레전드도 못한 메이저 트로피 획득을 세 차례나 해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2회 우승을 비롯해 유로 2016에서도 정상에 올라 그야말로 '월드컵' 빼고 모든 걸 이룬 축구선수가 됐다.
호날두가 생애 6번째이자 마지막 출전이 유력한 북중미 월드컵에 온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축구를 향한 그의 열정만큼은 입길에 올릴 수 없을 듯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