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이번 여름 기로에 서 있다. 2015년부터 몸담아온 토트넘과 이별 여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손흥민에게 토트넘은 축구 인생의 전부와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데뷔하긴 했지만, 어릴 때부터 목표로 하던 무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였다.
토트넘은 항상 우러러보던 무대로 불러준 곳이자 전성기를 열어준 소중한 구단이다. 고비를 이겨내고 지금의 결실을 맺었다. 입단 1년차에는 조금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큰 기대 속에 프리미어리그 28경기에 나섰으나 4골 1도움에 그쳤다. 벽에 부딪혔다는 마음에 독일로 복귀하는 방안도 고려했었다.
이때 선수 인생 최고의 은사라 할 수 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만류로 토트넘에 잔류했다. 절치부심한 끝에 두 번째 시즌부터 완전히 녹아들었다. 2016-17시즌 프리미어리그 14골로 탈바꿈했고, 그때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오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득점 역시 모든 대회서 173골을 넣어 구단 역사에 길이 새겨졌다. 1882년에 창단한 토트넘의 긴 세월 동안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건 4명에 불과하다. 280골로 구단 최고 득점자인 케인을 비롯해 최고 레전드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 다음 간다. 역대 5위의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면 TOP 4까지 진입할 예정이다.
하이라이트는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달성한 득점왕이다. 무려 23골을 넣어 한국 축구는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유럽 5대리그라 불리는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손흥민이 유일하다.
최고의 시즌을 합작하자마자 결별 문이 열렸다.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숙원을 푼 만큼 10년이면 충분히 동행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이제는 세대교체에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 속에 감독을 교체한 만큼 간판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흥민이 언제나 토트넘을 최우선으로 두고 재계약을 반복했던 것을 고려하면 배신의 감정도 느껴진다.
대신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결정권을 넘겼다. 손흥민이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는 뜻인데 무조건 남아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13일(한국시간)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도 "손흥민이 지금 떠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다면 토트넘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아무도 탓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토트넘은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작 7골만 넣었다. 직전인 2023-24시즌에는 17골을 넣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라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도 손흥민은 몸상태가 완벽하다고 말했지만 벤치에서 출발했다"고 붙박이 주전에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이 이를 받아들이면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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