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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착 관심많은 청년들도 많아”···청년들이 기록하는 ‘예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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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착 관심많은 청년들도 많아”···청년들이 기록하는 ‘예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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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외위안/달러 환율 7위안 아래로 내려와
20~40대 청년들이 모인 ‘내일마을 협동조합’
예산서 ‘청년 힐링·마을 기록 프로그램’ 등 운영
“전시·출판·영상 등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것”
지방살이 프로그램 ‘예산 괴담제작’에 참여한 주민 등이 결과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지방살이 프로그램 ‘예산 괴담제작’에 참여한 주민 등이 결과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서울에서 청년 지원 사업 업무를 보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많은 서울 청년들이 지방 정착을 꿈꾼다는 것이었어요.”

지난 10일 충남 예산군 예산읍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내일숲’에서 만난 박정수 내일마을 협동조합 대표(40)가 최근 협동조합에서 진행한 공모전 작품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청년 창업 지원과 커뮤니티 구축 사업 관련 일을 하다 3년 전 예산에 정착했다. 그는 예비사회적기업인 ‘잇는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잇는연구소는 지역주민과 함께 지역문제를 발굴·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출범한 일종의 동네 연구소다.

박 대표는 “저 자신도 ‘정착할 지방을 찾는 청년’ 중 한 명이었다”며 “우연한 계기로 예산을 방문하게 됐는데, 만나는 주민분들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등 예산 주민들의 따뜻하고 협력적인 분위기에 매료돼 정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산시장 인근에 있는 3층 건물의 복합문화공간 ‘내일숲’에선 로컬 콘텐츠를 개발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등이 산책을 하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내일마을 협동조합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등이 산책을 하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내일마을 협동조합은 2023년 설립됐다. 지방에 정착한 청년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는 청년 공동체 협동조합이다. 박 대표를 비롯한 조합원 8명은 모두 20~40대 청년이다. 이중 예산이 고향인 청년은 2명이고, 다른 6명 조합원은 서울과 대구 등 외지 출신이다.


박 대표는 “청년들이 지방에서 새로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설립했다”며 “지방 청년들의 정착과 자립을 돕고 지방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일거리와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목표”라고 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은 오는 10월까지 매주 격주 토요일 청년 프로그램 ‘숨비놀이터’(10회)를 진행한다. 예산의 사계절 자연을 따라 걷고 바라보며 떠오르는 감각과 장면을 글·그림·사진·색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숨비놀이터’는 해녀가 물 위로 올라와 처음 내쉬는 숨인 ‘숨비’에서 착안해 청년들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며 “참가자가 프로그램을 통해 남긴 작품은 추후 소규모 책자로 제작해 마을 주민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 회차엔 예산읍 일대에 있는 옥상텃밭과 봉대미산, 치유의 숲 등의 자연 공간을 거닐고 옥상텃밭을 함께 가꾸며 제철 재료로 음식을 함께 나누는 활동도 포함돼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등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내일마을 협동조합 지역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등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내일마을 협동조합 제공


마을 주민들과 함께 동네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도 이어간다. 협동조합은 예산읍 내 본정통 거리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프로젝트인 ‘이야기 보부상’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예산읍 본정통 거리 곳곳에 남겨진 오래된 가게들의 기억을 중심으로 사연을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출판·영상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 공모엔 오징어볶음이 듬뿍 들어간 빨간 떡볶이를 500원에 팔았던 학생들의 아지트 ‘둘리분식’과 예산읍 주민들에게 미니 백화점으로 불렸던 ‘쬐금한 백화점’ 등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작품이 접수됐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마을 아카이빙을 통해 ‘청년이 지방에서 살아가는 내일’을 실험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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