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선수단 / 사진=권광일 기자 |
[대전=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대전에서 열린 '별들의 잔치'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나눔 올스타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를 8-6으로 꺾었다.
이로써 나눔 올스타는 2022년부터 이어진 연승 행진을 '4'로 늘렸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5승 4패로 리드를 챙겼다.
이날 최종 관중은 1만 6850명으로, 팬들은 관중석을 가득 채우며 큰 응원과 함성을 보냈다.
승리의 주역은 박동원이었다. 4년 연속 나눔 올스타 포수 부문 베스트12에 선정된 박동원은 이날 6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1회 2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 나눔의 8-6 승리를 이끌었다.
나눔 올스타가 2-1로 역전한 1회말 2사 2루 첫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드림 선발 박세웅의 5구 138km 직구를 때려 좌월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뽑아냈다.
2회말 2사 1, 3루에선 풀카운트 끝에 우규민의 8구 139km 직구를 공략해 적시타를 터뜨렸다. 4회말엔 2루 땅볼에 그쳤지만,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박동원은 기자단 투표 28표 중 무려 27표를 받아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아울러 LG는 전날(11일) 퓨처스 올스타 MVP로 선정된 손용준과 함께 올스타전의 모든 MVP를 가져가는 영예를 안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투표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뒤 "LG에서 퓨처스 올스타와 미스터 올스타가 나와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남겼다.
폰세는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115.2이닝(2위) 11승 무패(공동 1위) 평균자책점 1.95(1위) 161탈삼진(1위) WHIP 0.86(1위)을 기록, 각종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폰세는 팬 투표와 선수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베스트12로 선정됐고, 나눔 올스타 선발로 나섰다.
폰세는 1이닝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리 투수가 됐다. 우수투수상도 폰세의 차지였다.
이날 선수단은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만원 관중의 열기를 더욱 달궜다.
폰세가 포문을 열었다. 평소 경기 전 스타워즈를 보며 마인드컨트롤한다는 폰세는 이날 영화 등장인물 '다스 베이더' 복장을 하고 마운드로 향했다. 마운드에 오른 뒤에는 팬이었다고 밝힌 소속팀 동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타자를 상대했다.
전반기 홈런 1위(29개)를 달리고 있는 디아즈는 구단 마스코트 블레오에게 여권을 뺏기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전트란'(전준우+카를로스 벨트란)이라는 별명을 가진 전준우는 벨트란의 뉴욕 메츠 시절 유니폼을 착용하고 나섰다.
대전 유천초등학교 출신의 '로컬 보이' 문현빈은 대전시 마스코트 '꿈돌이' 탈을 쓰고 1회말 나눔 올스타의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이어 '휘친자' 박민우는 모교 휘문고등학교에 대한 애정을 아낌 없이 드러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023년 올스타전에서 역대 최초로 미스터 올스타와 홈런더비 우승을 동시에 거머쥔 채은성은 당시 수상한 피켓과 함께 타석에 등장했다. 한화 구단은 "선수 본인은 당초 영화 '인사이드 아웃' 슬픔이 코스프레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주변에서) 주장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박건우의 타석에선 박민우가 함께 등장해 '패트와 매트'코스프레를 했다. 두 선수는 마주보고 같은 행동을 하는 등 웃음을 유발했다.
전민재는 '담을 넘은 천사, 롯데의 복덩이' 컨셉으로 나섰다. 천사 날개와 링을 착용한 채 타석에 들어서 구단 마스코트 '원지'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펼친 후 타석에 들어서며 롯데의 '담을 넘은 천사'라는 별명을 시각화해 표현했다.
이에 총 팬 투표수 14만 3843표 중 3만 5687표(전체 25%)를 득표,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자녀와 함께하는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올스타전 첫 홈런의 주인공 박동원은 가장 유명한 별명인 '동원참치'를 활용해 분장했다. 특히 딸 채이 양과 함께 등장해 관중의 큰 환호를 받았다. 중견수 위치에서 놀라운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박해민은 아들 이든 군과 함께'스파이더맨'분장을 선보였다.
류지혁은 사자 옷을 입은 딸 이엘 양을 번쩍 들어올리는 '라이온킹' 퍼포먼스를 펼쳤고, '다둥이 아빠' 강민호는 피켓을 든 세 자녀와 함께 타석에 들어섰다.
박찬호 역시 딸 새얀 양과 함께 '티니핑' 컨셉으로 등장했고, 동안 외모로 신진급 선수로 오해받는 이도윤은 '애 둘입니다. 30살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오는 LED 전광판을 들고 나섰다. 선수들이 2세와 등장할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이색 장면도 나왔다. KBO리그 간판 타자 최정이 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최정은 이날 드림 올스타의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1-7로 크게 밀린 2회말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드림 올스타 이강철 감독은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때 3루에 있던 최정이 갑자기 마운드로 위치를 옮겼고, 우규민의 다음 투수로 등판했다.
최정은 이주형을 상대로 초구 116km 직구를 던졌으나 볼이 됐다. 2구째는 117km 직구를 던져 이주형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3구는 121km 직구를 던졌는데, 이주형의 배트에 잘 맞았으나 1루수 디아즈가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전날(11일) 홈런 더비에 불참했던 최정은 이날 투수로 깜짝 등판하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한편 우수 타자상은 8회초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린 드림 올스타의 안현민이 차지했다. 우수 수비상은 박건우가 가져갔다.
우승팀 나눔 올스타는 상금 3000만 원을, 박동원을 제외한 수상자 전원은 상금 300만 원을 받는다.
이날 '별들의 잔치'는 팬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긴 채 종료됐다. 이제 선수들은 16일까지 휴식을 취한 뒤 17일부터 후반기 순위 경쟁에 돌입한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