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태백)] 곽희주 감독은 동원대학교의 기적을 이끌었다.
동원대는 11일 오후 4시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태백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61회 백두대간기 추계대학축구연맹전 16강에서 중앙대학교에 1-0으로 승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였다. 중앙대는 대학무대 대표 강자이고 동원대는 그동안 성적을 낸 적이 없는 팀이었다. 동원대는 2018년 창단됐는데 선수 구성도 제대로 하지 못해 충격 대패를 당하는 등 고전에 고전을 거듭한 팀이었다. 곽희주 감독 부임 후 달라졌다. 곽희주 감독은 U리그에서도 성과를 내더니 창단 최초 8강행을 이끌었다.
곽희주 감독은 선수 시절 수원을 대표했던 수비수다. 2003년부터 10년간 뛰면서 수원 황금기를 이끌었다. 마토와 수비라인을 이끌었고 거칠고 헌신적인 수비를 선보여 수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3년 수원을 떠나 FC도쿄, 알 와크라를 거쳐 2015년 다시 돌아왔고 2016년 은퇴를 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매탄고등학교 코치, 원삼고등학교 감독, 화성시 15세 이하 팀 감독을 맡았고 2023년부터 동원대 지휘봉을 잡았다. 2023년엔 모든 대회에서 2승만 거뒀는데 2024년부터 점차 성적을 내 반전을 만들더니 2025년 추계 대회에서 사상 첫 8강으로 이끌었다. 조별리그에서 3무를 기록했는데 페어플레이 룰로 16강에 올랐다.
중앙대와 16강에서 주도권을 내주고도 김성연 골로 1-0으로 앞서갔다. 김지태를 앞세워 탄탄한 수비를 구성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일부 관계자는 "수비수들이 전부 전성기 곽희주처럼 수비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티고 버틴 동원대는 승리를 하며 8강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곽희주는 울먹이며 "이렇게 이겨서 너무 기쁘다. 중앙대 감독님이 고등학교 시절 은사다. 제자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 선수들은 8강에 처음으로 올라가는 건데 너무 고맙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동원대는 항상 예선에서 빨리 짐을 쌌던 팀이다. 예선을 준비할 때 언제든 돌아갈 수 있으니 짐을 다 싸놓고 경기장에 나왔다. 태백에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강하게 말한다. 쓴 소리를 하는 것도 선수들은 잘 이해하고 버텨준다. 서로 고마움을 느끼면서 한 결과, 8강에 올라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곽희주 감독은 감격스러운 심정을 계속 말했다. "동원대는 그동안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 현실을 인정했다. 이기는 것 자체가 욕심인 팀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더 많은 요구를 했고 지금 가진 콘셉트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열심히 잘 준비해서 더 높은 성적으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곽희주 감독은 "동원대를 지휘하며 팀을 만드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내 전술만 고수하는 것보다 구성원에 맞는 축구를 하려고 한다. 동원대를 K리그로 치면 영입 자본이 없는 팀이다. 현실적인 상황을 인정하고 팀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또 배우고 있다"고 하며 "계속 배우고 노력한다면 나중에라도 수원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 상황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연히 내가 잘해야 수원으로 갈 수 있다. 동원대에서 더 성과를 내고 배우고 준비를 잘할 생각만 일단 있다"고 하면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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