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최휘영 前 대표 지명
국토장관엔 3선 친명계 김윤덕
국토장관엔 3선 친명계 김윤덕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왼쪽 사진) 놀유니버스 대표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대통령실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사가 취임 37일 만에 모두 완료됐다.
최 후보자는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인터파크 등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대통령실은 “문화, 체육, 관광, 홍보 등 문체부가 관장하는 분야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시장 중심의 감각을 갖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전북 전주갑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3선 중진으로,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구성원 중 현역 의원은 9명이다. 의원이 많다는 지적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하는 정부라 불가피한 선택들도 반영됐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내각 인선에서는 네이버 출신이 눈에 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후보자뿐만 아니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도 네이버 출신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하면 초대 내각의 기업인은 4명이다. 지역 별로는 호남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남성이 15명, 여성이 5명이었다. 여성 비율은 25%다.
◇‘의·기양양’ 내각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인선함에 따라 취임 37일 만에 19개 부처 장관 인사가 완료됐다. 대통령실도 지난달 말 공석이던 민정수석과 경청통합수석 자리를 채우면서 ‘3실장 7수석’ 체제를 완비했다. 이번 정부처럼 인수위가 없었던 문재인 정부 때는 1기 내각 인선에 55일이 걸렸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연합뉴스·YTN 기자 출신으로 이후 NHN(네이버) 대표이사, 인터파크트리플 대표이사를 거쳤고 현재는 놀유니버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최 후보자는 기자와 온라인 포털 대표 및 여행 플랫폼 창업자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있다”며 “민간 출신의 전문성과 참신성을 기반으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구상을 현실로 만들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새로운 CEO”라고 했다.
최 후보자 인선으로 정부 요직에 등용된 ‘네이버 출신’ 인사는 총 3명이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에는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발탁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총괄할 장관과 국가 AI 전략을 수립할 컨트롤 타워에 모두 네이버 출신을 앉힌 것이다.
AI 전문가인 하 수석의 등용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다만 최 후보자와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주로 대관(對官) 업무를 담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CEO를 역임한 두 후보자 모두 기자 출신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빠르게 시장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이 생기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대관 분야에 공을 들였다”며 “‘민간 기업인’이란 간판보다 실제 그 인물이 기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서 네이버로부터 후원금 39억원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네이버 제2사옥 건축 허가와 관련된 편의를 제공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윤덕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3선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21년 5월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대선 후보로 공개 지지했다. 이른바 ‘대장동 대전’으로 불린 2021년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엄호하기도 했다. 이후 줄곧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됐다.
김 의원의 국토부 장관 임명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부동산 업계에서 나온다. 김 의원은 2014∼2016년, 2020∼2022년 두 차례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활동한 것 말고는 국토부 장관과 직접 관계된 이력이 없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례와 유사하다”며 “국토부 장관 관련 이력이 딱히 두드러지지 않고, 단지 대통령과 가까운 3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했다.
또 총리·장관 중 9명이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정부에 대한 여당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거란 지적이 나온다. 이는 ‘민주당 정부’라는 이름으로 현역 의원을 많이 기용했던 문재인 정부 1기 내각(5명)보다도 많다. 대통령실에도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유정 대변인이 현역 의원직을 포기하고 합류했다. 국세청장에 여당 현역 의원인 임광현 의원을 지명하기도 했다. 국세청 수장에 현역 의원을 지명한 건 사상 처음이다.
한편 초대 내각에는 호남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출신은 각각 3명, 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경기는 5명, 대전·충남은 2명, 강원은 1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5명, 여성이 5명이었다. 여성 비율은 25%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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