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李정부 1기 내각’ 청문회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동영 통일부, 강선우 여성가족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후보자 17명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각 후보자가 10일 현재 국민의힘이 요구한 자료 상당 부분을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처음으로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된 김민석 국무총리 청문회와 동일하게 증인이 한 명도 채택되지 않은 청문회 사례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후보자들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을 불성실하게 하고도 임명된 김 총리의 나쁜 선례가 청문회의 잘못된 문화를 만든 것”이라며 “여당이 다수석을 무기로 제대로 된 검증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동영 통일부·강선우 여성가족부·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청문회를 나흘 앞둔 10일 현재 자료 제출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 측은 “자료 제출 기일이 11일까지라 최대한 내겠다”고 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 정도면 청문회를 치를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실에 따르면 배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846건 중 단 32건만 회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출률은 4%다. 배 후보자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대부분의 자료를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김건 의원실에 따르면 정동영 후보자도 의원실이 제출을 요구한 자료 580건 중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률이 0%란 얘기다. 전재수 후보자도 자료 대부분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후보자 측은 “자료 제출 기한인 11일까지 80~90% 제출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강선우 후보자는 10일 현재 국민의힘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216건 중 84건에 대해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출률은 61%다. 조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유로 ‘개인 정보’ ‘별도로 보관하지 않은 자료’ 등을 들었다. 앞서 강 후보자는 2022년 김현숙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법에 따른 모든 절차를 거부하는데 어떻게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가능하겠냐”고 했었다.
오는 16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도 아직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후보자는 제자 논문 표절 등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8일 교육위원회 명의로 제출을 요구한 자료 526건 중 단 한 건의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료 제출 기한은 13일이긴 한데, 자료는 내지 않아 청문회 준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14일 열리는 배경훈 후보자 청문회의 증인과 참고인은 0명이다. 이례적이었던 ‘증인 제로’ 김민석 총리 청문회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재수 후보자 청문회도 증인은 없고 참고인 1명만 불렀다. 강 후보자 청문회에서만 여야는 증인을 2명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16일 예정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도 증인은 없고 참고인 1명만 출석한다. 같은 날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는 딱 1명의 증인만 나온다. 민주당은 18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는 야당이 주식 논란이 있는 남편 등 7명의 증인을 부르겠다고 하자 “신속한 청문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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