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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 영역에 발디딘 자산시장

헤럴드경제 신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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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미답’ 영역에 발디딘 자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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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강세, 위험자산 투심 회복
시장, 트럼프 ‘입’아닌 방향성 주목
금리인하 기대에 관세 협상 낙관
중장기 투자 전략 중요성 더 부각


미국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와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 논쟁, 고율 관세 부과 등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주요 투자 자산들의 발목을 잡을 만도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전인미답의 영역에 발을 들이며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6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시달려 온 시장이 발언 하나하나의 표면적 의미에 일희일비하기보단, 발언 속에 숨겨진 방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단 분석을 내놓는다. 금리 인하 속도 논쟁에 집중하기보단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데 초점을 두거나, 관세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의지를 발견했다는 걸 투자의 근거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7.54포인트(0.49%) 오른 4만4458.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7.74포인트(0.61%) 상승한 6263.26, 나스닥종합지수는 192.87포인트(0.94%) 뛴 2만611.3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시총 4조달러 영역을 개척했던 엔비디아 주가 강세가 기술주 전반의 열기로 확산하면서 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9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3.04% 오른 11만2055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이 11만2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이날 미 증시와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의 랠리엔 위협 요소도 분명히 존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 이후로는 관세 부과 시점을 연장하지 않겠다 으름장을 놓았고, 필리핀을 포함한 7개국에 새롭게 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보내면서다.

다만, 시장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만큼 또다시 조정될 수 있는 ‘과정’에 매몰되기보단, 인내심을 갖고 다음에 마련된 ‘결과’를 보고 최종 의사 판단에 나서겠단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인도·유럽연합(EU)에 아직 서한이 발송되지 않은 점도 협상 진척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해석한다.

기준금리 방향성과 변화 속도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간에 벌어지고 있는 기싸움에 대해서도 시장은 한발 물러서 관망 중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지를 두고 금융투자 자산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오후에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의견들이 부딪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회의에서 “두 명의(a couple of)” 참가자는 “데이터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그들은 다음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 인하를 검토하는 데 열려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에 “연준 금리는 최소 3%포인트 높다”며 “너무 늦는 파월 때문에 미국은 정부 부채 재융자 비용으로 연간 1%p당 3600억달러(약 500조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후임자를 미리 지명해 ‘그림자 연준 의장’으로 활동하게 하는 구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 역시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발(發) 관세 발표만 없었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더 내렸겠느냐’란 질문에 “그랬을 것”이라며 맞받아치는 분위기다.

정치적 수사의 날이 세워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흔들림이 없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63.9%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은 60.8%였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각종 돌발 발언과 예상치 못한 개별 이슈에 휘둘리기 쉬운 트럼프 시대엔 역설적으로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 전략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도 짚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