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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열대야·무더위 기승... 전력난에 선풍기로 버틴다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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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열대야·무더위 기승... 전력난에 선풍기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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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2022년 공개한 주민들이 여름에 빙수를 먹는 장면. /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신문이 2022년 공개한 주민들이 여름에 빙수를 먹는 장면. / 노동신문 뉴스1


북한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부분 주민은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해 선풍기만으로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9일 평양의 아침 최저 기온이 25도로 평년보다 4도 높았으며 낮 최고 기온은 34도까지 오르겠다고 보도했다.

평양에도 열대야가 나타난 것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이외에도 각 지역 최고 기온은 개성 35도, 사리원·평성·강계 각 34도, 남포·신의주 33도를 기록하겠으며 최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준공된 강원도 원산은 31도를 찍을 것으로 방송은 예상했다. 그러면서 일 평균 상대습도가 70%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찜통더위가 되겠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주요 공공기관이나 고위간부 주택, 사무실 외에는 에어컨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씨는 작년 자유아시아방송(RFA) 라디오 방송에서 “일반 주민들은 에어컨이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고 집에 있는 선풍기마저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제대로 사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장마당에서 돈을 번 신흥 부자인 ‘돈주’들은 중국에서 태양열 전지판을 들여와 전기를 자체 조달해 중국산 강력 선풍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돈주들은 중국이나 한국산 에어컨을 들여 와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다만 이마저 저렴한 게 200~300달러일 정도로 비싸 구매가 쉽지 않다고 한 탈북자는 설명했다.


폭염에 전력 수요가 늘면 노후한 북한 전력체계에 과부하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장맛비가 내리던 지난 6일 “양수기들의 만가동을 위해 전력공급계통들을 재확인하고 그 어떤 경우에도 전력선이 절단되거나 전주가 넘어지지 않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력 부문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북한은 연일 주민들에게 온열질환 예방법을 안내하는 중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상식’ 코너를 통해 “더운 날에 밖에서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오랜 시간 걷는 것은 삼가야 하며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양산이나 채양이 있는 모자를 쓰고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여름철에 몸 안의 장기들 가운데서 제일 큰 부담을 받는 것은 심장”이라며 “이 계절에 심장을 튼튼히 하는데 좋은 찔광이, 오미자와 같은 약초들을 가지고 건강음료를 만들어 이용하면 심장의 기능도 높여주고 피로도 빨리 풀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홍수와 태풍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앙비상재해위기대응지휘조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방송은 “우리나라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중앙비상재해위기대응지휘조에서는 벼락과 큰물, 태풍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해 위기의식 제고사업과 사전대책 및 재해물자 구비사업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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