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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검찰, EU ‘극우 동맹’ 조사 착수…의회 예산 유용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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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검찰, EU ‘극우 동맹’ 조사 착수…의회 예산 유용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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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프랑스 국민연합 소속 마린 르펜 의원이 국회의 법안 표결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프랑스 국민연합 소속 마린 르펜 의원이 국회의 법안 표결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을 비롯한 유럽 의회 극우 진영이 재정 횡령 혐의로 유럽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정식 입찰 없이 측근 업체에 하청을 줘, 유럽 의회 예산 수백만유로를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8일(현지시각) 프랑스 르몽드 등은 유럽검찰청이 국민연합과 유럽 의회의 극우 동맹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의 횡령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연합은 프랑스의 유력 극우 정당으로, 이 당 소속 마린 르펜 의원이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 3일 르몽드가 이들의 횡령 혐의에 대한 유럽 의회 재무국 내부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9∼2024년 유럽 의회 재정 433만유로(약 70억원)를 부당하게 지출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합은 르펜의 측근이 주주를 지낸 홍보 대행사를 하청업체로 선정해, 정체성과 민주주의에 배정된 유럽 의회 예산 170만유로(약 27억원)을 지급했다. 보고서는 업체 선정 과정이 경쟁 입찰 등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순전히 형식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연합은 또 르펜 측근의 부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에 143만유로(약 23억원)를 하청 대금으로 줬다. 이 회사는 간판만 인쇄업체일 뿐 간행물을 인쇄·배포할 시설을 갖추지 않았고, 다른 업체에 재하청을 줘 26만유로(약 4억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사를 두고 “유럽 의회 당국의 집요한 괴롭힘”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르펜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유럽연합 예산 47만4000유로(7억6000만원)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파리 형사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10만유로를 선고받고, 5년 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항소심에서도 이런 판결이 유지되면 그는 2027년 프랑스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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