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경비정과 예인용 추정 어선 마중 나와
구조된 이후 각각 124일과 43일 만에 송환
“인도주의적 조치”…긴장 완화에 도움 기대
구조된 이후 각각 124일과 43일 만에 송환
“인도주의적 조치”…긴장 완화에 도움 기대
북한 주민 6명을 태운 북한 목선이 9일 오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에 되돌아갔다. 사진은 주민들이 탄 목선. 통일부 제공 |
동·서해에서 각각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주민 6명이 9일 동해 바닷길로 북한에 되돌아갔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쯤 동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 주민 6명을 태운 목선 1척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해군·해경이 북한 목선을 NLL 근처까지 이동시켰고, 이후 목선은 오전 8시 56분에 NLL을 넘어 북측으로 운항했다. 해당 목선은 9시 24분에 NLL 북측에서 대기하고 있던 예인용으로 추정되는 어선 1척을 만나 함께 이동했다. 인근에는 북한 경비정 1척이 함께 있었다. 2017년·2019년 등 과거 해상으로 북한 주민을 송환했을 때도 북한 경비정이 나와 있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앞서 군·경은 지난 5월27일 동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1척에 탑승한 주민 4명을, 지난 3월7일 서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1척에 탑승한 주민 2명을 각각 구조한 바 있다. 이날 귀북한 목선은 동해에서 구조된 길이 11m 크기다. 서해에서 구조된 목선은 수리가 불가능해 운항을 포기했다.
통일부는 지난주와 이번주 두 차례에 걸쳐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동해로 북한 주민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북측에 통보했다. 송환하는 좌표와 시점도 알렸다. 북측은 해당 메시지를 들었지만 ‘동의한다’ 등의 구체적인 응답은 하지 않았다. 유엔사와 북한군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설치된 직통전화인 일명 ‘핑크폰’으로 소통한다.
이번 송환은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구조된 지 43일과 124일 만에 이뤄졌다. 북한 주민들은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들은 모두 어민으로, 30~40대 남성이다. 아내와 자녀들이 북한에 있다. 통일부는 송환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북측이 그간 송환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고, 목선의 수리 기간 등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번 송환이 남·북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주민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귀환이기 때문에 이 사안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적 조치임을 강조한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송환에서 제한적 형태로나마 북한과 소통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남북 통신 채널 복원의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을 태운 목선(수평선 오른쪽의 작은 점)이 예인용으로 추정되는 북한 어선(수평선 왼쪽 큰 점)과 함께 9일 오전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이동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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