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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투·신한證 ‘외환거래 회계오류’ 감리 전환까진 안 할 듯

조선비즈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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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투·신한證 ‘외환거래 회계오류’ 감리 전환까진 안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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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뉴스1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뉴스1



이 기사는 2025년 7월 8일 11시 1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올해 초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외환거래이익을 과다 계상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일과 관련, 금융당국이 이 사건을 회계 감리로 확대하지 않고 조사 수준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에 영향이 없고 고의성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발생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외환거래이익 과다 계상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회계 심사 단계에서 해당 조사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계 오류 액수가 크긴 하나 고의성은 없었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최종 판단이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올해 3월과 4월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외환거래이익이 실제보다 과다계상됐다며 금융당국에 자진 신고 후 정정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21일 2019~2023년에 걸친 5년 치 사업보고서를 수정해 다시 공시했다. 내부 부서 간 외환거래에서 발생한 손익을 재무제표에 매출과 비용으로 이중 상계한 탓이다. 이로 인해 매출로 잡히지 말아야 할 5조7000억원가량이 외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로 재무제표에 적혔다.

매출과 함께 같은 금액의 영업 비용이 잡혀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나, 5조원 이상 규모의 회계 오류가 5년이나 흐른 뒤 발견됐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회계 사고가 발생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신한투자증권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터졌다. 신한투자증권은 4월 3일 지난해 반기 보고서와 3분기 보고서를 정정했다. 내부 외환 거래 처리 과정에서 환율 기재 오류로 외환거래 매출과 비용이 4553억원 부풀려졌다는 이유였다. 신한투자증권도 매출과 비용이 함께 부풀려져 순이익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 두 곳에서 연달아 회계 오류가 확인되자 금감원은 회계 심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회계 오류가 발생한 경위를 직접 따져보고, 문제가 있다면 감리를 통해 제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계 심사는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단계이며, 감리는 위법 사항에 대해 제재하는 절차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은 지난 4월 1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회계 심사는 착수했다”며 중과실이나 고의성이 드러날 경우 감리로 전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 오류는 판단 기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고의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는데, 자진 신고가 이뤄진 만큼 이 부분에서 감리 전환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회계 심사나 감리의 진행 상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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