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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248] 신안 신도 꽃게 밥상

조선일보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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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248] 신안 신도 꽃게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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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된장국·꽃게 무젓·민어찜 등으로 차린 신도 밥상

꽃게 된장국·꽃게 무젓·민어찜 등으로 차린 신도 밥상


신도를 다시 찾은 이유의 절반은 밥상이다. 섬 주민이 직접 그물을 놓아 잡은 제철 해산물로 차려낸 밥상은 투박하고 거짓이 없는 맛이다. 깨끗한 바다에서 바로 건져 올려 조리했으니 따로 조미할 이유가 없다. 그 맛이 그리워 한걸음에 달려왔다. 신안군 하의면 신도 섬 밥상이다.

신도는 하의면에서 교통이 가장 불편한 섬이다. 먼저 목포에서 하의도의 중심 웅곡항까지 한 시간 이상 쾌속선을 타고 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섬사랑호’로 갈아타고 두 시간 이상 가야 닿는다. 하의도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km 남짓 되는 거리지만 섬사랑호는 여러 작은 섬을 들렀다가 마지막에 신도에 도착한다. 신도는 배가 닿는 ‘큰모실’과 해수욕장이 있는 ‘안태골’ 두 마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30여 가구 40여 명이 살고 있다.

섬에 닿자마자 신도 ‘도지사(島知事)' 이만숙 이장이 마중을 나왔다. 이씨는 직접 그물을 놓아 고기를 잡는 어부이며, 하의도에 염전을 임차해 소금 농사도 짓는다. 신도를 찾던 날은 금어기를 앞두고 마지막 꽃게 그물을 털던 날이었다. 예상대로 저녁상에 꽃게가 올라왔다. 가장 먼저 꽃게찜이다. 섬밥상은 거칠지만, 맛은 섬세하고 깊다. 좋은 음식은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움이 아니라 자연의 맛을 가장 간결하게 조리한 음식이다. 꽃게찜은 고흥 수락도에서 먹어본 이후 두 번째다. 운이 좋아 모두 그물에서 막 뜯어온 꽃게였다. 아직 꽃게 된장국과 밥도둑이라는 꽃게무젓은 손도 대지 않았는데 찜으로 느끼는 포만감은 어쩌란 말인가.

꽃게무젓

꽃게무젓


이씨는 신도 바다를 손금 보듯 꿰뚫고 있다. 그물을 어디에 놓아야 꽃게를 잡고, 민어와 농어는 어디서 잡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렇게 잡은 해산물은 하의도와 신의도 일대에 활어로 보내고, 남은 것은 말려서 섬을 찾아오는 손님에게 내놓는다. 그래서 농어와 민어찜이 그냥 반찬이다. 신도 섬밥상이 그리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는 사람도 있다. 깨끗하고 조용한 안태골 신도해수욕장은 여름철 신도를 찾는 사람에게 덤이다.

신도해수욕장 전경

신도해수욕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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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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