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노래가 있다. 여름만 오면 생각나는 노래다. 세대별로 있다. 50대 이상 독자는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를 흥얼거리고 계실 것이다. 40대 이상 독자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나 쿨의 ‘해변의 여인’을 떠올릴 것이다. 요즘은 그런 노래가 없다. 아니다. 레드벨벳 ‘빨간 맛’도 완벽한 여름 노래다.
내 여름 노래는 배리 매닐로의 ‘코파카바나(Copacabana)’다. ‘이름은 로라, 쇼걸이었지’라는 전설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하는 라틴 댄스곡이다. 로라, 바텐더 토니, 마피아 리코의 삼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사가 절절하다. 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에 쓰러져 울고 싶어진다. 알고 보니 노래 속 코파카바나는 뉴욕 클럽 이름이었다. 상관없다. 종종 착각이 인생을 즐겁게 만든다.
요즘은 이런 노래가 잘 없다. 서사가 사라졌다. ‘코파카바나’처럼 드라마틱한 가사는 멸종했다. 1970년대를 대표하는 배리 매닐로는 그런 노래를 참 잘 불렀다. ‘맨디(Mandy)’는 성공에 정신이 팔려 떠나보낸 연인을 그리는 노래다. 요즘은 특정 이름을 쓴 노래도 촌스러워 잘 없다. 한국도 1980년대까지는 꽤 있었다. 이승철이 ‘희야 날 좀 바라봐’ 할 때 ‘희’로 끝나는 이름의 여성들이 울었다. 박혜성이 ‘돌아와 경아’ 할 때 ‘경’으로 끝나는 여성들이 웃었다. ‘훈아’가 없어 안타깝다. 나훈아라면 잘 불렀을 것이다.
내 여름 노래는 배리 매닐로의 ‘코파카바나(Copacabana)’다. ‘이름은 로라, 쇼걸이었지’라는 전설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하는 라틴 댄스곡이다. 로라, 바텐더 토니, 마피아 리코의 삼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사가 절절하다. 브라질 코파카바나 해변에 쓰러져 울고 싶어진다. 알고 보니 노래 속 코파카바나는 뉴욕 클럽 이름이었다. 상관없다. 종종 착각이 인생을 즐겁게 만든다.
요즘은 이런 노래가 잘 없다. 서사가 사라졌다. ‘코파카바나’처럼 드라마틱한 가사는 멸종했다. 1970년대를 대표하는 배리 매닐로는 그런 노래를 참 잘 불렀다. ‘맨디(Mandy)’는 성공에 정신이 팔려 떠나보낸 연인을 그리는 노래다. 요즘은 특정 이름을 쓴 노래도 촌스러워 잘 없다. 한국도 1980년대까지는 꽤 있었다. 이승철이 ‘희야 날 좀 바라봐’ 할 때 ‘희’로 끝나는 이름의 여성들이 울었다. 박혜성이 ‘돌아와 경아’ 할 때 ‘경’으로 끝나는 여성들이 웃었다. ‘훈아’가 없어 안타깝다. 나훈아라면 잘 불렀을 것이다.
매닐로 옛 공연 영상을 보다 깨달았다. 그의 노래가 유독 절절한 이유가 있었다. 어딜 봐도 잘생긴 구석이 없다. 당대에도 ‘엄마나 좋아할 외모’를 지적하는 글이 많았다. 그게 비밀이었다. 못생긴 남자와 잘생긴 남자 중 누가 더 이별 노래를 애절하게 부르겠는가. 누구 발라드에 더 진심이 담겨 있겠는가. 잘생긴 남자에게 이별은 다음 스케줄로 가는 무대다. 못생긴 남자에게는 매 이별이 최후의 무대다.
1980년대 MTV 시대가 열리자 가수의 운명은 가창력뿐 아니라 외모가 결정하기 시작했다. 노래는 귀가 아니라 눈으로 듣는 것이 됐다. ‘네게 줄 수 있는 건 (얼굴이 아니라) 오직 사랑뿐’이던 남자들의 시대도 저물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5분 칼럼' 구독하기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