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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축제 앞두고…피 뒤집어 쓰고 나체로 뒤엉킨 남녀, 스페인서 무슨 일?

조선일보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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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축제 앞두고…피 뒤집어 쓰고 나체로 뒤엉킨 남녀, 스페인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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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산 페르민’(San Fermin) 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엔시에로(황소 달리기)를 앞두고 동물권 단체가 나체로 항의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3대 축제 중 하나인 ‘산 페르민’이 개막했다. 이 축제의 꽃은 엔시에로로 불리는 소몰이다. 축제 기간 중 매일 아침 우리에 갇혀 있던 황소들을 풀어 투우 경기장까지 850m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특히 붉은 스카프를 맨 참가자들이 좁은 골목에서 성난 황소들을 피해 도망치다 넘어지거나 뿔에 받히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8일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에서 진행된 황소 달리기./ RTVE

8일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에서 진행된 황소 달리기./ RTVE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가 구타를 당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 동물권 단체인 페타 소속 활동가 수십 명은 산 페르민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팜플로나시 광장에 모여 소몰이와 투우 반대 시위를 벌였다.

머리에 소뿔 모양 장식을 달고 속옷 하의만 입은 채 모인 활동가들은 피를 묘사하기 위해 붉은 물감을 온몸에 뒤집어썼다. 이들은 광장에 뒤엉켜 누운 뒤 죽어가는 소들을 표현했다. 한 활동가는 “투우는 죄악”이라는 피켓을 들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재현하기도 했다.

페타는 “황소는 엔시에로 행사 도중 비명과 혼란, 폭행 속에서 공포에 질려 달아날 수밖에 없고 결국 투우장에서 칼에 찔려 죽는다”며 “이 잔혹한 행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8일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에서 황소를 피해 달아나던 참가자들이 넘어진 모습./AFP연합뉴스

8일 스페인 산 페르민 축제에서 황소를 피해 달아나던 참가자들이 넘어진 모습./AFP연합뉴스


한편 개막 당일 팜플로나 거리 곳곳에는 2만5000명 이상이 모여 축제를 축하했으며 엔시에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축제는 14일까지 이어진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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