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2025년 8월 1일부터 한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의 부문별 관세와는 별도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통보 서한' 공개에도 8일 외환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 야간거래 시간대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긴 했지만 주간 거래에서 곧바로 되돌려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원 오른 1367.9원을 기록했다. 전날 야간거래 시간 원/달러 환율은 1377원까지 급등하며 2주 만에 1370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날 주간거래에선 변동폭을 줄이며 1360원대 마감했다.
전날 일시적인 환율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밤사이 미 달러화는 관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미국채 금리 상승과 연동되며 상승했다.
다만 환율 급등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이 공개된 이후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안정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여지는 열어뒀다. 관세의 실제 부과 시점인 다음달 1일까지 사실상 3주간의 협상 기간을 연장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마감일에 대한 질문에 "100% 확정은 아니다"라며 "만약 그들이(상대국) 전화를 넣어서 '다른 방식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고 얘기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답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8월1일까지 협상의 기한을 얻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나 새 정부 출범 후 시간이 굉장히 촉박했는데 관세가 인상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한국·일본을 제외한 EU(유럽연합)와 멕시코, 캐나다 등에 대해선 아직 관세 서한이 발송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들 중 일부 국가는 관세협상 타결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관세 불확실성이 조만간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서한은 금융시장의 관세 불확실성을 재자극하는 이벤트가 됐다"면서도 "관세율 수준이 지난 4월초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관세 쇼크'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EU와의 관세 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주요국과의 협상 시한이 연기됐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며 "8월1일까지 한국과 일본 등과 협상이 타결되면 관세 불확실성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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