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여성에게 학문 필요없어”…‘폭발물 협박’ 소동 일어난 성신여대·광주여대[플랫]

경향신문
원문보기

“여성에게 학문 필요없어”…‘폭발물 협박’ 소동 일어난 성신여대·광주여대[플랫]

서울맑음 / 33.7 °
서울과 광주의 여자대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성 e메일이 도착해 경찰이 긴급수색에 나섰다. 수업은 전면 취소됐고 학생들도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e메일 발신자가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밝혔고 두 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등 반대 시위에 강하게 나섰던 학교들이라는 점으로 봐서 ‘여성 혐오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이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이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와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평생교육원에 지난 4일 밤 “10㎏의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 15시34분에 터질 예정”이라는 e메일이 각각 도착했다. 두 학교 측은 7일 낮 12시 넘어 이 메일 내용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출동해 학교 수색에 나섰다. 두 학교는 수업을 전면 취소했고 학생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학교 측에 따르면 e메일 발신자는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밝혔고,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과 함께 “여성에게 학문은 필요 없다” 등의 글이 적혔다고 한다. 남성연대는 2006년 고 성재기씨가 설립한 남성인권운동 단체다. 2013년 성재기씨 사망 후 세력이 위축되자 ‘양성평등연대’, ‘푸른늑대회’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여성가족부 폐지, 군 가산점제 부활 등을 주장하며 한때 극우 반여성주의 단체인 신남성연대 등과 협력했다.

광주여자대학교가 7일 학생들에게 보낸 교내 출입 제한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광주여자대학교가 7일 학생들에게 보낸 교내 출입 제한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플랫]“보기 싫은 흉터만은 아닐것”…생채기·성장통 남은 동덕여대 투쟁 ‘그 후’

[플랫]‘공학 전환 반대’하자 “여대 거른다”… 민낯 드러낸 여성혐오

경찰은 두 e메일의 내용이 유사해 동일인이 보낸 것으로 보고 e메일 발신지를 추적 중이다. 또 두 학교가 모두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등에 반대해 학내 시위를 벌인 전력이 있다는 점 등으로 봐서 이번 협박 메일이 여성혐오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편의점 숏컷 여성혐오 폭행’ 항소심도 징역 3년…“심신미약 인정돼 참담”

앞서 성신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국제학부에 남학생을 모집하는 것에 반대해 시위를 벌였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한 4년제 여대인 광주여대 학생들도 특정 수업에 남학생도 수강할 수 있도록 한 학칙 개정 추진에 반대해 시위에 나섰다. 두 학교는 모두 지난해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반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성신여대와 광주여대의 교내 건물 전체를 수시간에 걸쳐 수색했는데 폭발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현장통제는 모두 종료됐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