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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남 아파트 매수심리 두달 만에 하락, 공급 속도 높이고 수요 억제 계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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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남 아파트 매수심리 두달 만에 하락, 공급 속도 높이고 수요 억제 계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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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매수심리가 수그러들고 있다. 다만 주간 아파트가격(6월30일 기준)은 오름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초강세다. ‘6·27 대출 규제’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다음주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 가격 추이를 보며 추가 대책을 적시에 내놓기 바란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월 다섯째 주(6월30일 기준)에 108.8을 나타내 전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이 지역의 매매수급지수는 5월 첫째 주 100.8을 기록한 이후 7주 연속 상승했으며, 6월 넷째 주에 111.2까지 치솟았다. 서울 전체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월 다섯째 주에 103.7로 전주보다 0.5포인트 하락해 10주 만에 꺾였다. 이 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크면 매수 수요가 매도 수요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다만, 주간 아파트가격은 서울 강남권은 오름폭이 둔화한 반면에 양천·영등포구와 경기도 과천·분당은 여전히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시장 분위기나 매매수급지수 동향을 고려하면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비슷한 유형의 규제인 2019년 ‘12·16 대출 규제’ 때도 대책 발표 이후 반년 정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규제를 피한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 효과’도 나타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주택 공급 확대와 추가적인 수요 억제책을 검토 중임을 밝혔는데 서둘러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공급 측면에선, 윤석열 정부가 5년간 27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목표치에 턱없이 모자란 실적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신도시 개발에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공급이 실제로 안 되고 있다”며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3기 신도시도 사업 추진이 더딘 상황임을 고려하면 올바른 진단이다. 다만,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데는 토지 수용 지연과 공사비 급등 등 구조적 요인들이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할 방안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투기에 전세대출이 많이 이용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전세대출에 보증을 서고 있는데, 이를 악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 세입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세대출이 투기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 주식시장 활성화도 강조했는데 매우 적절한 정책 방향이다. 수도권 부동산 문제에는 우리 사회의 온갖 모순들이 응축돼 있다. 그런 만큼 공급·금융·세제 등 주택시장에 특화된 미시적 대책과 함께 수도권 집중 완화와 자본시장 선진화 같은 근본적 대책들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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