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모의 투표에서는 이름이 없었던 김혜성(26·LA 다저스)이 깜짝 2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던 발표였다. 5월 초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김혜성은 이후 공·수·주 모두에서 대활약을 하며 스타 군단 다저스에서의 생존을 이어 가고 있다. 이제는 마이너리그 강등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3할 후반대의 고타율,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도루 능력, 그리고 2루수·유격수·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너른 수비 활용성을 가진 김혜성을 뺄 팀은 어디에도 없다.
당시 MLB.com 34명의 투표인단 중 3명이 김혜성에게 1위 표를 던졌다. 2위 표가 얼마나 몰렸는지는 공지되지 않았지만 전체 투표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는 것은 2위 표도 상당히 많이 가져갔음을 의미한다. 김혜성보다 위에 있는 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내셔널리그 신인상 최유력 후보인 애틀랜타의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이었다.
물론 모의투표이기는 하지만, 김혜성은 2위 자리를 놓고 끝까지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코리안리거 역사도 새로 쓸 수 있다. 역사상 한국인 선수 신인상 투표 최고 순위는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의 3위다. 당시 강정호는 펀치력을 보유한 내야수로 각광받았고, 크리스 브라이언트(당시 시카고 컵스·150점), 맷 더피(샌프란시스코·70점)에 이어 28점으로 3위에 올랐다.
현시점에서 볼드윈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포수인 볼드윈은 시즌 57경기에서 타율 0.273, 9홈런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을 기록 중이다. 포수라는 메리트도 있고, 누적 성적을 쌓기도 괜찮은 환경이다. 그런데 김혜성의 2위 자리를 위협하는 선수도 있다. 시속 100마일(160.9㎞)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인 제이콥 미시오로스키(23·밀워키)의 등장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공부터 100마일을 던지며 큰 화제를 모았던 미시오로스키는 리그 최고의 투수인 폴 스킨스(피츠버그)와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두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6월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탓에 누적 성적을 쌓기는 쉽지 않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신인상 투표에 변수가 되기는 충분하다.
도박사들은 이미 마음이 돌아섰다. 미시오로스키가 갑자기 치고 올라갔다. FOX스포츠가 최근 발표한 북미 오즈메이커들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배당에서는 볼드윈이 +150으로 1위를 지켰지만, 미시오로스키가 +160으로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6월에 데뷔한 미시오로스키가 레이스를 뒤집을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반대로 김혜성의 신인상 배당은 한참 좋아지다 정체한 상태다. 오히려 아우구스틴 라미레스(마이애미·+750), 채드 패트릭(밀워키·+1000)에 이어 5위까지 떨어졌다. 최근 데뷔한 또 하나의 강속구 선발 자원인 체이스 번스(신시내티)까지 치고 올라오고 있다. 다저스라는 스타 군단에서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은 김혜성으로는 악재다. 김혜성의 신인상 투표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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