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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오겜'과 '케데헌' 인기 신기"⋯글로벌스타 이병헌 만든 '30년 여정'

조이뉴스24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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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오겜'과 '케데헌' 인기 신기"⋯글로벌스타 이병헌 만든 '30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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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배우특별전 '더 마스터:이병헌'⋯"뿌듯하고 영광스럽다"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배우 이병헌은 출연작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오징어게임'과 'K팝 데몬 헌터스'까지 출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 자체로 K콘텐츠의 살아있는 역사다.

이병헌은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현대백화점에서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의 배우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우 이병헌이 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이병헌이 3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BIFAN은 지난 2017년부터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동시대 대표 배우를 선정해 배우 특별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전도연·정우성·김혜수·설경구·최민식·손예진이 특별전을 가졌으며, 올해의 주인공은 이병헌이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더 마스터'인데 '더 몬스터'로 제목을 바꿔주면 좋겠다. 이 사람은 괴물이다. 할리우드 액션 배우들이 표현하기에 '액션 영화에서 유일하게 클로즈업을 찍을 만한 가치가 있는 배우'라고 한다. 놀라운 배우다"라며 "이병헌은 무엇이든 용서할 수 있다. 겁나게 연기를 잘한다"고 극찬했다.

이병헌은 "이 영화제에서 제 특별전을 한다고 할 때부터 민망했다. 저에 대한 칭찬을계속 듣게 되는 것이 행복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민망하다.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의 영광스러운 기분도 들고, '특별전'을 할만큼 잘 해냈나 싶어 부끄러움도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릴 때 대선배님께서 평생 일궈놓은 작품을 가지고 특별전을 한다고 했을 때 한 가지 일을 재미처럼 파고들어서 특별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될 수 있을까' 했던 기억이 문득 났다. 저에게도 그런 날이 다가왔다는 것이 배우로서 저 자신에게 뿌듯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껴지는 순간이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이병헌은 자신의 최근 출연작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와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인기를 언급했다. 'K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달 20일 전세계에 공개된 이후 11일 연속 넷플릭스 톱10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고, '오징어게임3'도 전세계 93국에서 시청순위 1위에 올랐다.

이병헌은 "'오징어게임3'도 1위를하고 'K팝 데몬 헌터스'도 1위를 해서 어리둥절한 감정이 잠깐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K팝 데몬 헌터스'에서 고대 악마들의 왕이자 메인 빌런인 '귀마'로 활약한다.


이병헌은 "'K팝 데몬 헌터스'라는 애니메이션을 찍고 이건 함께 봤다. '아빠가 누구야?'라고 해서 데몬의 왕이라고 했다. 정말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그만 볼래'라고 했다. 연기이고 캐릭터라고 설명해줘도 왜 데몬이냐고 했다. 내심 아들에겐 삼촌, 좋은 역할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작품 출연 과정과 흥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K팝 데몬 헌터스'는 몇 년 전에 소니 픽처스 관계자들과 만났다. K팝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소니픽처스가 K팝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도 놀라웠고, 또 한편으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공개됐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의심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몇 번의 미팅을 거쳐서 레퍼런스그림을 처음 봤다. 밑그림을 보고 지금의 완성도 있는 그림을 상상할 수 없었다. '왜 못 그렸지' '속으로 더 잘 그리지' 했다. 이렇게 완성도 있게 나올줄 몰랐다. 참여하기로 했고, 한국의 녹음실에서 며칠에 나뉘어서 (더빙을) 했다. 디테일한 뉘앙스를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고 작업 과정을 이야기 했다.


이병헌은 "지금의 이 결과, 열광이 믿기지 않을만큼 행복하고 신나는 일이지만, K팝의 현재 위치가 어느 정도에 있고 얼마나 대단한지 업계에 있으면서도 새삼스럽게 놀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 시리즈에서는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런트맨으로 활약했다.

이병헌은 "'오징어게임'을 보고 실험적이었다. 황동혁 감독님은 정말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다. 당연히 재미는 있었지만, 실험적이어서 쫄딱 망하거나 아주 성공하겠구나.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 드라마가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굉장히 오락적이라 재미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인 이슈들이 다 들어가있다. 지금의 세상을 축소 시켜놓은 것이 '오징어게임'이라는 공간이었다. 전통적인 아이들의 놀이를 소재로 했음에도 한국의 문화를 진하게 보여주는 드라마 중의 하나였다. 전세계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재미있게 봐준다는 건 그들도 함께 나누고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었다"고 흥행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함께 공감하고, 그런 이슈들에 대한 전체적인 주제가 인간성의 부재다. 전세계 사람들이 절실하게 느끼고있기 때문에 푹 빠져서 작품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오늘날까지 부지런히 작품을 하고 있는 이병헌의 연기 인생 30여 년을 돌아볼 작품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을 터. 올해 배우특별전 상영작은 10편으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 '번지점프를 하다'(2001) '달콤한 인생'(2005) '그해 여름'(2006)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내부자들'(2015) '남한산성'(2017) '남산의 부장들'(2019)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가 꼽혔다.

이병헌은 "기준은 특별하지 않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가 컸고, 내게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또 10편의 영화를 선정 하다보니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를 골고루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작품 선정 기준을 밝혔다.

이병헌은 지난 작품을 돌이키며 "연기를 한 시간이 제가 살아온 시간 반을 넘는다. 문득 어느 순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데 '이병헌의 진짜 모습은 뭐에요?'라고 질문을 했다. 어릴 때는 쉽게 이야기 했는데, 그 질문을 오랜만에 들어보니 멍했던 시간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많은 역할을 하고 배우로 살면서 '이 캐릭터를 다 짬뽕 시키는 것이 나일까, 내 원래 성격이 어땠지' 내 자신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생기더라. 캐릭터와 제가 주고받는 것이 있었다. 결국 제가 믿을 수 밖에 없는 건 캐릭터다"라면서 "캐릭터를 새롭게 하면서 나 자신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나 또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 영향을 분명 받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안에는 수천, 수백개의 캐릭터가 있고 작은 잠재력조차 그 인물을 연기할 때 극대화 한다. 나에겐 아주 작게 있는 거지만, 이 성격들을 극대화 시켜야 이 책의 인물을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극대화 시키는 것을 잘하는 배우가 좋은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연기 지론을 펼쳐냈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그는 "후배들에겐 제 어릴 적 선생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괴리가 느껴진다"면서 "30년 후에 또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저의 더 커다란 특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가 또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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