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새까맣게 뒤덮어도 "익충", 러브버그 방치…전문가 생각은 달랐다

머니투데이 박진호기자
원문보기

새까맣게 뒤덮어도 "익충", 러브버그 방치…전문가 생각은 달랐다

서울맑음 / -3.9 °
3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인근 제명호에서 서울소방 관계자들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방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3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인근 제명호에서 서울소방 관계자들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방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한 시민 불편함이 커지자 러브버그 방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브버그가 익충이는 것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니더라도 적당한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시민 불편을 유발하는 곤충에 대한 방제 근거를 담은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전국 최초로 제정 및 시행된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 조례는 러브버그를 '대발생 곤충'으로 정의한다.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는 러브버그처럼 감염성 병원체를 매개하지는 않지만 특정 시기 시민 생활 밀접 지역에 대량으로 나타나는 피해와 불편함을 주는 곤충들을 관리 및 방제할 수 있다.

다만 방제 방식은 친환경적 수단 등을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한다. 서울시는 지난 3일 물을 강하게 뿌리는 방법으로 방제 작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광원을 이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포충기 설치 등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알려진 방법들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유충의 경우 일일이 나뭇잎을 다 뒤집어 확인해야 해서 방제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의 방역 근거는 위생과 질병에 초점을 맞춘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질병을 퍼뜨릴 수 있는 매개체인 쥐나 모기 등 위생해충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으나 해충 자체에 대한 방제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아직까지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질병을 옮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위생해충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해충 아니라도 관리 필요", "외래종이니 경계해야"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소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소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일부에서는 러브버그가 익충이라고 주장하나 익충과 해충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배추흰나비의 경우 유충인 애벌레는 배춧잎을 갉아 먹는 등 해충으로 분류되나 성충인 나비는 식물의 수분을 돕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익충으로 분류된다.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무조건 해충일 순 없다. (익충과 해충의) 정의라고 하는 건 결국 사람 기준으로 사람한테 피해를 줬을 때 해충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브버그가 익충이라는 점에 대다수 시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달 말 발간한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관리 방안'에 따르면 서울 시민 1000명 중 약 86%가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대량으로 발생해 피해를 끼치면 해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 개체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백민정 박사는 "유행적으로 대발생하는 곤충에 대한 관리 체계는 필요하다"며 "생태학적으로 해충은 아니더라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 역시 "러브버그는 외래종이기 때문에 국내 생태계에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이들로 인해 원래 있던 한국의 종이 밀려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