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삼성·LG, 美·베트남 무역합의로 숨통…환적 관세 '예의주시'

뉴스1 원태성 기자
원문보기

삼성·LG, 美·베트남 무역합의로 숨통…환적 관세 '예의주시'

서울흐림 / 7.0 °

베트남 상호관세 46%에서 20%로 인하…"최악 면했다"

환적관세 품목 발표 안됐지만 반도체 등 포함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국이 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통해 상호 관세율을 46%에서 20%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당장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관세율이 절반 이하로 하향 조정된 만큼 수익성 타격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상호관세가 없었던 현재와 비교하면 부담이 대폭 증가하고, 특히 이번 합의에서 미국이 환적(Transshipping) 상품에 대해서는 두배 높은 4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대비가 필요하다.

베트남 관세 46%→20%로 인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트남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지불한다"면서 "환적에 대해서는 40%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베트남에 46%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인해 양국 간 상호관세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베트남 현지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일단 급한 불을 끄게 됐다는 분위기다.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등에 대규모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50% 가까이 생산한다. 특히 미국에 스마트폰 공장이 없는 삼성전자는 애플에 이어 2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스마트폰의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모바일(MX) 부문은 약 64%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46% 고율 관세가 부과됐다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와 판매량 감소, 매출·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상호 관세율이 46%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최악은 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한시름을 놓은 것은 마찬가지다. 베트남 하이퐁 등에서 냉장고 등 가전을 생산해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관세율이 비교적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LG전자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기지 물량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스윙 생산체제'를 통해 대응 중인 만큼 이번 협정과 별개로 기존의 생산 라인 다변화는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5월 베트남 하이퐁 공장의 냉장고 생산 설비 가동률을 낮추기로 결정하고 이후 감축분을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에서 세탁기·건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환적 관세 40%…반도체 등 포함 가능성에 불확실성 커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0.5% 늘어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0.5% 늘어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5.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 협정으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이 직면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환적 상품(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2배 높은 4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이 조치는 베트남의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가장 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환적 상품의 분류 기준 등이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지만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반도체 등 중간재를 납품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적 판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역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베트남 수출 중 반도체가 180억 4000만 달러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이어 평판디스플레이·센서가 112억 3000만 달러로 19%, 석유제품은 27억 3000만 달러로 5%를 차지하는 등 전형적인 중간재가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환적 관세 기준 등이 명확히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메모리 반도체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k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