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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약 운반 방법? … 스타링크 이용 무인반잠수정 첫 적발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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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약 운반 방법? … 스타링크 이용 무인반잠수정 첫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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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해군에 의해 적발된 무인 반점수정. /AFP 연합뉴스

콜롬비아 해군에 의해 적발된 무인 반점수정. /AFP 연합뉴스


콜롬비아 해군이 미국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 안테나가 장착된 무인 반잠수정을 처음으로 적발했다. 이 잠수정에서 마약이 발견되진 않았으나, 당국은 마약 카르텔이 새 마약 운반 시스템 수립을 위해 시험 운항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후안 리카르도 로소 콜롬비아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한 다국적 작전’ 진행 경과와 성과를 발표하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스타링크를 이용해 우리의 추적을 피하려 한 무인 운항 반잠수정을 처음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적발된 잠수정에서 마약이 발견되진 않았다. 당국은 범죄 조직이 향후 무인 잠수정을 통한 마약 운반 시험 운항을 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리카르도 로소 총장은 “새로운 항법 및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마약 밀매 감시 시스템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콜롬비아 관련 서방 안보 소식통 역시 AFP에 “이 무인 선박이 코카인 밀매 카르텔의 시험 운항이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서 운용하는 위성 인터넷 시스템이다. 2019년부터 7000기 이상의 스타링크가 우주 저궤도에 배치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들이 점점 더 탐지하기 어려운 잠수정을 이용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가로질러 코카인을 밀수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실제로 작년 11월엔 호주로 이동 중이던 반잠수정에서 콜롬비아산 코카인 5t이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콜롬비아는 페루와 함께 마약 코카인 주요 생산국으로 꼽힌다. 원료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코카 잎 재배지도 많다.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서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코카 잎 재배 농가 면적은 2021년 2040㎢에서 2022년 2300㎢로, 약 13% 넓어졌다. 서울시 면적(605㎢)의 3.8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당국은 마약 밀매 카르텔과 반군이 주민을 겁박해 코카 재배 경작지를 늘리는 한편 주변국으로의 밀매에 있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무력 충돌도 불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콜롬비아 해군참모총장은 “범죄 조직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에 압류한 반잠수정을 면밀히 분석해 해상 마약 밀매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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