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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독주에서 플랫폼 PC·콘솔 다변화, 2025년 한국 게임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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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독주에서 플랫폼 PC·콘솔 다변화, 2025년 한국 게임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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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디지털포스트(PC사랑)=임병선 기자] 2023년 국내 게임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2조 9,642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25조 1,89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지만, PC 게임과 콘솔 게임 비중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24년 한국 게임 산업의 고속 성장세는 주춤했으나, 전반적인 내실 강화와 플랫폼 다변화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특히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PC 및 콘솔 게임 강화, AI·UGC 기술의 내재화, 수출 다변화 전략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2025년에도 이어지며 산업 전반의 질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AI 같은 새로운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한국 시장만으로는 매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도 게임 업체에 당면한 과제다. 2025년 한국 게임 시장을 전망해 보도록 하겠다.

여전히 모바일 강세

지난 3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 산업 매출은 약 22조 9,6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며, 2024년은 25조원에 근접한 수치로 마감될 것으로 예상됐다.

플랫폼별 매출은 여전히 모바일이 압도적이다. 모바일 게임은 약 13조 6,000억원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했고, 이어 PC(25.6%), 콘솔(4.9%) 순이었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이미 다음 수순을 준비 중이다. 많은 업체가 콘솔 및 PC 플랫폼에서의 성장을 도모하며, 글로벌 AAA 시장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도 연관이 있다. 2024년 상반기,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며 게임 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뽑기' 위주의 수익 모델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자, 주요 게임사들은 배틀패스, 시즌 패스, 구독형 과금 모델 등 새로운 수익 구조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확실한 돌파구는 새로운 방식의 신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다. 바로 PC와 콘솔까지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게임이다.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이 59.3%로 압도적이다.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이 59.3%로 압도적이다.



게임 분야별 이용률은 모바일 게임이 91.7%지만, PC 게임(53.8%)과 콘솔 게임(26.7%) 이용률도 상당히 높다.

게임 분야별 이용률은 모바일 게임이 91.7%지만, PC 게임(53.8%)과 콘솔 게임(26.7%) 이용률도 상당히 높다.



새로운 돌파구, 멀티 플랫폼

2020년 출시된 '원신'은 게임 업계에서 큰 충격을 안겨준 게임이다. 원신은 가챠 기반 수집형 RPG로, 방대한 오픈월드와 실시간 전투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원신의 수익 구조 및 가챠 시스템은 이후 출시된 게임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이를 답습하는 게임도 많다. 2024년 기준 누적 전 세계 매출은 60억 달러(한화 약 84조원)를 돌파했으며, 여전히 많은 게이머가 즐기고 있다.


원신의 장점은 모바일은 물론, PC와 콘솔을 가리지 않는 멀티 플랫폼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원신을 즐길 수 있어 많은 게이머가 원하는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제작사인 '미호요(해외명: 호요버스)'의 차기작인 '스타레일'이나 '젠레스 존 제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원신과 유사한 타사 게임에서도 이러한 수익 구조나 멀티 플랫폼 환경이 제공 중이다.

특히 원신의 전체 매출 비중에서 이러한 멀티 플랫폼의 장점을 엿볼 수 있다. 원신의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모바일이 60%고 PC와 콘솔이 40% 정도다. 만약 원신을 모바일에서만 즐길 수 있었다면 원신의 전체 매출은 60% 수준인 36억 달러였거나 그보다 더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만큼 더 높은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아직 국산 게임 중에서는 원신처럼 멀티 플랫폼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이 매우 드물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멀티 플랫폼을 의도적으로 노린 한국 게임사들의 시도가 서서히 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원신과 유사한 구조 또는 전략을 채택 중이다. 다만, 콘솔 쪽 출시는 거의 없고 국내 게이머 비중이 높은 모바일과 PC 멀티 플랫폼을 적극 활용 중이다.


원신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채택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고 여전히 지금도 많은 게이머가 즐기는 게임이다.

원신은 멀티 플랫폼 전략을 채택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고 여전히 지금도 많은 게이머가 즐기는 게임이다.



명조: 워더링 웨이브처럼 원신라이크로도 불리는 장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명조: 워더링 웨이브처럼 원신라이크로도 불리는 장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PC 및 콘솔 반격 시작

이제는 국내 게임사들도 PC 및 콘솔 플랫폼으로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앞서 네오위즈는 한국산 소울라이크인 'P의 거짓'을 PC와 콘솔 등 멀티 플랫폼으로 선보여 큰 성과를 거뒀으며, 시프트업도 '스텔라 블레이드'를 PS5로 출시 후 나름대로 성과를 내면서 콘솔 시장 문을 두들겼다. 또한, 넥슨,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들도 PC 및 콘솔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통해 한국산 다크 판타지 액션 RPG의 정수를 보여줬다. 뛰어난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흥행에도 성공을 거뒀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인 '인조이(InZOI)'의 얼리 액세스를 선보였고 'Project Black Budget'으로 탈(脫) 배틀그라운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은사막'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던 펄어비스도 '붉은사막'으로 글로벌 PC&콘솔 시장 재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플랫폼 확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모바일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유럽 중심의 콘솔 시장에서 고정 유저층을 확보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글로벌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출시해 성공을 거둔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 P의 거짓은 추가 DLC를 출시했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6월에 PC 버전을 출시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앞서 출시해 성공을 거둔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 P의 거짓은 추가 DLC를 출시했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6월에 PC 버전을 출시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2025년에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인조이도 상당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에 출시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인조이도 상당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 산업 바꾸는 AI

AI(인공지능)는 IT산업 전반은 물론, 게임 산업도 크게 바꾸고 있다. 이미 AI 기술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과 운영 전반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게임에서의 AI는 과거 단순히 몬스터의 움직임이나 NPC의 반복 대사를 제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콘텐츠 제작, 운영, 분석, 커뮤니케이션까지 전 과정에 침투 중이다.

개발자들은 이제 AI를 이용해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NPC의 대사를 생성형 AI로 만들어낸다. 유비소프트는 'Ghostwriter'라는 자체 도구를 통해 수백개의 NPC 대사를 자동 생성하고 있고, 엔씨소프트는 AI 연구소를 통해 음성합성 캐릭터와 실시간 대응 NPC를 실험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CE for Games'라는 API를 통해 게임 속 NPC들이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와 자연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은 제작비를 절감하고 개발 속도를 단축할 뿐만 아니라, 게이머의 실력에 따라 난이도를 자동 조정하거나, 부정행위를 탐지하고, 유저 이탈을 예측하는 등 운영 전반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곧 더 정교한 콘텐츠 품질과 지속적인 서비스 운영 가능성을 의미한다.

유비소프트는 Ghostwriter라는 자체 도구를 통해 수백개의 NPC 대사를 자동 생성하고 있다.

유비소프트는 Ghostwriter라는 자체 도구를 통해 수백개의 NPC 대사를 자동 생성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CE for Games라는 API를 통해 게임 속 NPC들이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와 자연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엔비디아는 ACE for Games라는 API를 통해 게임 속 NPC들이 실시간으로 플레이어와 자연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게이머도 참여하는 UGC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구조를 의미하며, 현대 게임 산업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맵 편집기를 넘어선 플랫폼화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

'로블록스'는 대표적인 UGC 플랫폼으로, 10대 게이머들이 자체 게임을 개발하고 유저 간 수익을 분배받으며 '게임 안의 게임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포트나이트' 역시 언리얼 엔진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모드를 통해 사용자가 레이싱 게임, 배틀로얄, 미니 RPG 등을 직접 만들어 서비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UGC는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유저의 참여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게임을 하나의 창작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개발자가 아닌 일반 게이머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의 도구 제공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를 여는 핵심 요소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AI와 UGC의 결합이다. 앞으로는 유저가 만든 NPC에 AI를 학습시켜 성격과 대사를 설정하고, AI가 자동으로 퀘스트를 만들어 배포하며, 심지어 AI가 디자인한 몬스터가 다른 유저의 게임에 등장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이것은 곧, 게임 속 세계를 유저와 AI가 공동으로 창작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두 기술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게임이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로 진화하는 데 필수 요소가 됐다.

대표적인 UGC 플랫폼인 로블록스.

대표적인 UGC 플랫폼인 로블록스.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게이머가 즐기는 포트나이트에는 40% 이상이 UGC 플레이어로 집계됐다.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게이머가 즐기는 포트나이트에는 40% 이상이 UGC 플레이어로 집계됐다.



하드웨어 시장, 더욱 성장할 것

게임사들의 멀티 플랫폼 진출과 AI 활용, 일반 게이머의 UGC 발전은 하드웨어 시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PC 하드웨어 시장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는데 더 큰 연관성이 존재해 고성능 부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각 부품에 대한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다.

먼저 그래픽카드 수요가 가장 늘어날 것이다. 고사양 AAA 게임의 그래픽 요구 증가로 인해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해진다. 이미 '둠: 더 다크 에이지스' 같은 AAA 게임은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필수로 하기 때문에 레이트레이싱 기능이 없는 그래픽카드에서는 구동조차 불가능하다. 더구나 언리얼 엔진 5의 루멘(Lumen), 나나이트(Nanite) 기술은 RTX 30/40 시리즈 이상의 DLSS, 레이트레이싱 성능 지원이 필요하다.

시스템 전반이 고사양화가 되면서 CPU와 RAM, SSD 같은 부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멀티 코어가 있어야 하는 게임 증가 및 AI NPC, 물리 연산 증가로 인해 6~8코어 이상을 갖춘 CPU가 필수로 자리 잡을 것이다. 특히 오픈월드 장르에서 CPU 병목이 생기기 쉬운데 멀티 코어 CPU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해상도 텍스처 로딩과 AI 연산 메모리 점유 증가는 RAM 용량 증설을 요구한다. 현재는 16GB 정도로도 충분한 용량이지만, 앞으로는 32GB 정도가 기본 RAM 용량이 될 것이다. 또한 언리얼 엔진 5 기반 게임은 빠른 데이터 로딩을 요구하는데 최신 콘솔(PS5/XS X|S)와 동등한 속도를 PC에서도 확보해야 하므로, PCIe 4.0 NVMe SSD 수요가 최소 요구 사양이 될 것이다.

고해상도와 고주사율을 갖춘 고성능 모니터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AAA 게임은 뛰어난 시네마틱 연출과 실시간 그래픽을 결합한 고프레임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다. 이에 따라 QHD(2560x1440) 이상 해상도와 144Hz 이상 고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가 점점 기본 게이밍 모니터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당연히 게이밍 주변기기 시장도 동반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멀티 플랫폼 게임이 증가함에 따라 고성능 키보드나 마우스, 헤드셋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AI 음성 인터랙션, 실시간 보이스 채팅 확대에 따라 고음질 마이크,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저지연 무선 기능을 갖춘 장비가 크게 주목받을 것이다.

게이밍 PC 완제품 시장이 재부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과거와 달리, 게이머들이 직접 부품을 조립하는 대신 OEM 완제품(삼성전자 오디세이, HP OMEN, ASUS ROG)을 선택하는 경우 증가하고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같은 게임은 이미 조립 PC 업체들과 협업해 최적화된 전용 PC를 출시하기도 했다. 앞으로 AAA 게임은 이러한 완제품 게이밍 PC를 홍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레이트레이싱 같은 고급 기술로 인한 게임 경험이 크게 차이 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하드웨어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레이트레이싱 같은 고급 기술로 인한 게임 경험이 크게 차이 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하드웨어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카잔은 조립 PC 업체들과 협업해 최적화된 전용 PC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잔은 조립 PC 업체들과 협업해 최적화된 전용 PC를 출시하기도 했다.



게임 산업 패러다임 전환

한국 게임 시장과 하드웨어 시장은 기술 혁신과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중이다. 콘솔 게임의 부상, AI와 UGC의 확대, 산업 구조 조정, 모바일 게임 시장의 변화, 규제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품질 게임 개발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게임 시장이 모바일 중심에서 콘솔/PC로 비중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고사양 게임과 AI·UGC 기반 콘텐츠의 확산은 PC 성능 요구치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기존처럼 단순히 그래픽카드 성능 향상이 아닌 '고성능 GPU + 초고속 SSD + 멀티코어 CPU + 고주사율 디스플레이'가 종합적으로 조화된 '완성형 게이밍 시스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만큼 게이밍 PC 업그레이드 수요도 본격적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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