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 /AFP연합뉴스 |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가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경기 기록을 공식 삭제했다.
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의 기록을 삭제하고 토머스의 여자 수영 경기 참가로 불이익을 받은 다른 여성 선수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생물학적 성별 기준의 스포츠 분리 정책’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 종목 경기 참가를 제한하도록 했다. NCAA는 지난 2월 트랜스젠더 선수 참여 정책을 변경하여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 자격을 ‘출생 시 여성으로 지정된 선수’로 제한했다.
미 교육부는 이 정책에 따라 토마스가 2022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과 관련해,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그는 NCAA 디비전1 챔피언십 자유형 500야드에서는 트랜스젠더 선수로는 첫 우승을 차지하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여러 선수와 지도자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라며 토머스의 우승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발에 대해 토머스는 “운동 경기에서 우승하고자 성전환한 게 아니라,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토머스는 고교 시절 남자 경기에 출전해 텍사스주에서 상위권에 입상했고 2017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2019년부터 호르몬 치료를 받고 성별을 여성으로 바꿨고 2021-2022시즌부터 NCAA의 기준을 충족하고 여성부 수영 경기에 출전했다.
교육부는 이 대학이 다른 여성 운동선수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교육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자발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필라델피아대학은 토마스에게 패한 여성 선수들의 모든 개인 기록과 타이틀을 복구하고, 각 선수들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이에 앞서 펜실베이니아대학교는 홈페이지에서 토머스의 우승 기록을 삭제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J. 래리 제임슨은 “2021-2022시즌 동안 당시 NCAA 자격 규정을 준수했지만, 일부 학생 선수들이 이 규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인정하며, 당시 시행된 정책으로 인해 경쟁에서 불이익을 겪거나 불안감을 느끼셨던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린다 맥마흔 미국 교육부 장관은 “여성과 소녀를 위한 승리”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과거 여성에게 끼친 해악을 바로잡은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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