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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법안 우려 확산…"재정적자 확대·저소득층 타격"

뉴스1 신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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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법안 우려 확산…"재정적자 확대·저소득층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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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상원 통과해 하원 재표결만 앞둬

"소득하위 20% 소득은 2.3% 줄고 소득상위 1%는 2.1% 늘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임시 이민자 수용소를 둘러본 후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 기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7.01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임시 이민자 수용소를 둘러본 후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 기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7.01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안 연장을 포함하는 법안의 의회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상원이 1일(현지시간) 정부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부채를 늘리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메가법안)'을 마라톤 투표 끝에 가까스로 승인했고 이제 공은 다시 하원으로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틈만 나면 입버릇처럼 칭송해 온 역점 법안인 이번 법안은 저소득층 의료 지원을 대폭 삭감하고 식품 지원을 줄이는 반면, 고소득층에 혜택이 편중되며 막대한 재정적자를 늘릴 위험이 크다는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7월 4일) 폭죽행사를 보며 메가법안에 서명하겠다는 일정을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메가법안은 대규모 감세 효과보다 유권자 표심을 잃게 할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저소득층 의료예산 1.1조달러 삭감…무보험 1200만명 양산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NYT)는 물론 금융 중심 월가의 주요 경제매체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까지도 메가법안의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으로 정치적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메디케이드는 65세 미만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의료보험인데, 이번 법안은 고령자, 장애인, 14세 미만 유자녀를 제외한 수혜자는 한 달에 80시간 근로 요건을 충족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로 인해 메디케이드 대상자가 줄어 결과적으로 정부 지원금이 줄어든다. 또 주 정부의 의료비 지출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도 삭감된다.

초당파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번 법안으로 향후 10년간 정부의 의료비 지출은 1조1000억 달러 이상 삭감되고 2034년까지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인이 1180만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억5000만 달러 규모인 감세 연장 혜택은 고소득층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의 분석에 따르면 세금 변경과 복지 삭감으로 인해 미국인 중 소득 하위 20%의 세후 소득이 2.3%(560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연소득 65만 달러 수준의 상위 1%는 세후 소득이 2.1%(3만2265달러) 늘어나고 연소득 300만 달러 이상의 상위 0.1%는 11만8000달러를 더 벌게 된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점 감세 및 예산 개편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 통과를 위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의 모습. 2025.07.0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점 감세 및 예산 개편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 통과를 위한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의 모습. 2025.07.0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매년 GDP 7% 적자로 10년간 부채 3.3조 늘어…"추악한 조합"

상원에서 수정된 안을 기준으로 대규모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로 인해 연방 적자는 2034 회계연도까지 3조3000억 달러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CBO는 추산했다. 앞서 하원을 통과한 법안으로는 2조8000억 달러 수준이다.


초당파 비영리 싱크탱크인 '책임 있는 연방 예산위원회'(CRFB)는 같은 기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는 메가법안이 최종 승인되면 2034년에 1조9000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메가법안은 연평균 GDP 7%의 적자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재정적자는 관세 수입 증가로 부분적으로 상쇄될 수 있다지만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계속해서 변경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관세 수입 규모는 불확실하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이 적자와 부채로 인해 미국 정부가 돈을 갚을 수 있다는 믿음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뢰도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그러면 미국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미국인의 재정 자산에 큰 부담을 준다고 NYT는 설명했다.


또 공교롭게도 대규모 적자는 목표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거의 완전고용인 경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메가법안으로 인한 경기 부양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고 압박하는 기준금리 인하를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메가법안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는 수요가 극도로 침체된 금융 위기 이후에는 이해가 되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잘못된 재정 정책이라고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셰어링은 FT에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매우 추악한 조합"이라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에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고 적힌 패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5.06.05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에 '트럼프는 왕이 아니다'라고 적힌 패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5.06.05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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