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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회견 D-1 ‘열공모드’…부동산·장관인선·檢개혁 질문 쏟아진다 [이런정치]

헤럴드경제 서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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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회견 D-1 ‘열공모드’…부동산·장관인선·檢개혁 질문 쏟아진다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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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일정 없이 회견 준비중
기자회견은 90~120분 가량 될 듯
무작위 ‘제비뽑기’ 방식도 논의중
장관 인선·토허제 추가 지정 등 관심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공항을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과 G7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캘거리 공항 이륙 후 기자단을 찾아 간단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연합]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공항을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과 G7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캘거리 공항 이륙 후 기자단을 찾아 간단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열리는 취임 후 30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열공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정부에 비해 활발한 소통을 위해 빠르게 추진하는 자리인 만큼 준비에 소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많은 준비와 시뮬레이션을 거치기 위해 이 대통령의 2일 스케줄은 ‘공란’으로 공식일정이 없다. 지난달 4일 취임 후 평일중에 공식일정이 없는 것은 처음이다.

3일 오전 10시 진행되는 첫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는 제목에 걸맞게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오후 12시 30분에 야5당 지도부와 오찬 일정이 있는만큼 기자회견이 오랜시간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대통령실 안팎에 따르면 회견에서는 먼저 소통의 중요성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진행되고 난 뒤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형식이다. 질문의 차례는 기자들이 상자함에 자신의 명함을 집어넣고 대통령실에서 제비뽑기 방식으로 명함을 뽑은 뒤 해당 기자가 질문을 하는 방식까지도 대통령실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대통령들 기자회견이 미리 짜여진 각본 속에서 이뤄지는 ‘약속대련’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을 감안해 최대한 무작위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질문을 미리 정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들은 질문하고 대통령은 본인의 생각을 차분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부동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이 대통령의 의중과 추가 규제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도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주택, 부동산 문제 때문에 약간의 혼선들, 혼란들이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출 규제를 대통령실과 무관하다고 발표했다가 다시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주식시장, 금융시장이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별도로 부동산과 관련한 발언을 내놓진 않았지만, 단기 규제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공급 등 장기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전날 관련 질문에 “부동산 공급에 대한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검토도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 부동산 단기 규제책을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 전에 내놨다. 그 때문에 향후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을 지휘할 국토부 장관 인선과 관련한 질문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장관 하마평엔 맹성규, 문진석, 윤후덕, 손명수,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세용 고려대 교수, 이창경 가천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가 두루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고심하는 배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포착된다.

이상경 신임 국토부 차관과 관련한 질문도 나올지 주목된다. 이 차관은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함께한 ‘부동산 책사’로 불린다. 김 차관이 취임사에서 공공성에 초점을 둔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언급한 바 있어 이 대통령도 관련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는데, 앞으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밖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여부 등 추가 조치와 관련한 질문도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

이재명 대통령. 연합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공약으로 내걸며 취임 후 한달 사이 3100포인트 까지 치솟은 증시 관련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반가운 질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으로는 이 대통령이 지명한 신임 내각 인사들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19개 부처 중 국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한 17개 부처 인선을 마쳤다. 현직 국회의원만 8명에 달하고, 기업인 등 각계 전문가가 포진한 가운데 일각에서 각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의 코로나 수혜주 투자 논란 등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청문회 소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통령에게도 직접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학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보자의 부당 소득공제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밖에 대외 현안도 산적해 있다. 먼저 이달 말~8월 초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한 물음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늦어도 8월 안에 방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오는 8일부터 방한해 이 대통령을 예방할지도 관심이다. 루비오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방한해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이 대통령을 오는 9월 전승절에 초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미중 갈등 속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이 대통령이 입을 열지 관심이 몰린다. 오는 10월 말부터 11월까지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과 관련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도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친명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고, 봉욱 전 대검찰정 차장을 민정수석에 임명하는 등 최근 여러 인사가 있었던 것은 물론 심우정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하며 작심발언까지 한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들도 불가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실은 우선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기자회견이 될 수 있도록 질문을 적절히 안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나눠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