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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허리'에서 생애 첫 20홀드 조상우 "꾸역꾸역 막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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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허리'에서 생애 첫 20홀드 조상우 "꾸역꾸역 막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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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동부에서 버스전복, 8명 사망 19명 부상
키움 마무리에서 KIA 셋업맨으로
6월 11경기 8홀드 ERA 0.82 활약
반환점 돌기 전에 21홀드...부문 1위
"만족감은 아직...더 좋아져야"


KIA 조상우가 6월 28일 잠실 LG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제공

KIA 조상우가 6월 28일 잠실 LG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 제공


프로야구 '영웅 군단' 마무리에서 '호랑이 군단' 셋업맨으로 변신한 조상우(KIA)가 한 시즌 개인 최다 홀드를 쌓고 순항 중이다.

조상우는 30일 현재 41경기에 나가 3승 5패 21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2013년 넥센(현 키움)에서 데뷔한 뒤 주로 세이브를 수확했던 그는 이번 시즌 전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고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20홀드 고지를 선점했다. 아울러 2015년 넥센 시절의 19홀드도 넘어서 해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19홀드의 김진성(LG)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조상우는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 20홀드도 주변 얘기를 듣고 알았다"며 "코칭스태프에서 믿고 기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 만족감은 없다"면서 "경기 내용이나, 공 자체도 조금씩 더 좋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KIA의 '믿을맨'이 된 조상우. KIA 제공

KIA의 '믿을맨'이 된 조상우. KIA 제공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도 6월 승률 1위(0.682)에 오른 KIA는 불펜 덕을 톡톡히 봤다. 7회 전상현, 8회 조상우, 9회 정해영의 필승조를 꾸린 KIA는 6월 들어 7회까지 앞선 14경기에서 13승 1무를 거뒀다. 특히 조상우는 이 기간 동안 11경기에 나가 무패 8홀드 평균자책점 0.82의 특급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조상우는 "딱히 좋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아웃카운트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주자가 많이 깔렸다. 어쨌든 꾸역꾸역이라도 잘 막아낸 것 같아 다행"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올해 KIA가 2연패를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조상우는 초반 부침을 겪었다. 3, 4월 2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1.38로 제 몫을 했지만 5월 1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7.82로 부진했다. 그러나 베테랑답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버텨내 지난달 반등을 이뤘다.


조상우는 "투수들도 타격처럼 시즌을 치르다 보면 왔다 갔다 하는 사이클이 있다"며 "안 좋았을 때의 기간을 최대한 줄이자는 생각으로 시즌을 치른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6월 말 3경기 연속 실점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누구나 좋은 공을 계속 던지다가 한 번씩 블론 세이브를 할 수 있으니까 부담을 안 느꼈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조상우는 홈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IA 제공

조상우는 홈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KIA 제공


새 둥지에서 조상우는 전국구 인기 구단의 면모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 그는 "팬들이 전국 어디를 가도 많이 와주셔서 항상 홈처럼 응원받는다"고 놀라워했다. 다만 극명하게 갈리는 홈, 원정 성적은 미스터리다. 올해 홈에서는 20경기 1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2.00, 원정에선 21경기 2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4.82다. 기록을 직접 확인한 그는 "똑같이 던지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멋쩍어했다.

지난해 8월 어깨 부상 여파로 시즌을 일찍 접었던 조상우의 이번 시즌 화두는 '건강'이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는 만큼 풀타임 완주가 유일한 목표다. 조상우는 "관리를 잘 받고 있어 체력적으로 괜찮다"며 "남은 시즌도 아프지 않기 위해서 몸 관리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