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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인사의 5대 키워드

조선일보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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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인사의 5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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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계파색 옅은 합리적 온건파
② 교수보다는 기업인
③ 실무경험 많고 일 잘하는 관료
④ 직접 겪은 디테일에 강한 사람
⑤ ‘문고리’ 자리엔 성남·경기 라인
정성호(맨 왼쪽) 법무장관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윤호중(왼쪽 둘째)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왼쪽 셋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복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각각 출근했다./뉴스1·연합뉴스·뉴시스·고운호 기자

정성호(맨 왼쪽) 법무장관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윤호중(왼쪽 둘째)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왼쪽 셋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복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각각 출근했다./뉴스1·연합뉴스·뉴시스·고운호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이 돼가는 가운데, 1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0일 현재 19개 부처 중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다.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인선도 마무리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 인사 특징을 5가지로 요약했다.

①강경파 대신 합리적 온건파

이번 내각엔 여권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는 강성 개혁파 인사들은 배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상대적으로 합리적 온건 성향을 띠면서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이 요직에 중용됐다. 검찰 개혁을 담당하는 법무장관엔 평소 민주당 내 강경파에게 쓴소리를 해온 정성호 의원이 발탁됐다. 대통령실 민정수석에도 여권에서 검찰 개혁에 상대적으로 미온하다는 평가를 받는 봉욱 전 대검 차장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이 개혁 과제를 강하게 밀고 나가기보다는, 협치 원칙 아래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도 강경 성향 박찬대 의원이 거론됐으나,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강훈식 의원이 발탁됐다. 여권 관계자는 “강경 노선으로 나가면 반발에 막혀 진척이 더 더디거나, 이념적으로 접근하다 되레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런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②교수 배제, 현장 전문가

교수 등 학계 인사보다는 현장 전문가를 선호하는 경향도 보인다. 경제와 산업 분야를 맡는 자리에는 기업인 출신이 대거 발탁됐다. 대통령실에 신설한 AI미래기획수석으로는 AI 전문가인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센터장이 임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가 지명됐다. 고용노동부 장관엔 현역 철도 기관사인 김영훈 전 민노총 위원장이 지명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에서 교수 출신을 3분의 1 이상 발탁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③관료 출신 실무형 인사


관료 출신들도 이재명 정부 내각에 전진 배치됐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임명,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기재부 차관 등 주요 보직을 맡은 관료 출신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모두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발탁된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은 국무총리실에서 공직 생활 대부분을 보낸 행정 전문가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문재인 정부 질병관리청장을 지내며 코로나 방역 책임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

④ 디테일에 강한 인사

이번 인선엔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국무총리뿐 아니라 지명이 완료된 17부처 장관 중 7명이 현역 민주당 의원인 점도 이런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들 모두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를 두 번 하면서 함께 선거를 치르고,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의원이다. 특히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 대통령 당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 총선 때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면서 친명계 핵심으로 부상했다. 정책 설계와 선거 분석에 있어 디테일이 요구되는 자리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대표적인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평소 보고를 받으면서 세부 통계나 각종 수치를 하나하나 따지는 이 대통령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임이 결정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경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는 동시에 적극 정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꼬치꼬치 묻는 물음에 시원한 답을 내놔야만 픽이 된다”고 했다.


⑤오랜 측근 성남·경기 라인

대통령의 ‘문고리’로 불리는 핵심 자리엔 이 대통령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 라인 인사들이 배치됐다. 대통령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보고서를 전달하는 부속실장엔 김남준 전 당대표실 정무부실장이 임명됐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임 때부터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측근으로 꼽힌다. 대통령실 예산·조직 등 살림 전반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엔 김현지 전 보좌관이, 고위공직자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비서관엔 김용채 전 보좌관이 임명됐다. 두 사람 모두 경기도 비서관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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