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후보 아들은 갭투자 ‘아빠찬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7억5000만원을 일으켜 40억원대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파트를 매입했던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배 후보자가 대출받은 시점은 이재명 정부가 대출 규제(주담대 6억원 제한)를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2019년 아들의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 매입을 지원하면서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배 후보자는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106㎡(약 32평) 규모 아파트를 41억5000만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계약서를 보면 배 후보자는 계약금 4억원, 중도금 15억원, 잔금 22억5000만원 등을 순차적으로 지급했다. 잔금 지불일인 지난 10일에 배 후보자는 NH농협은행에서 해당 아파트 담보로 7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주담대로 잔금을 치른 것이다.
이후인 23일 배 후보자는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27일엔 수도권 주담대의 최대한도를 6억 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가 발표됐다. 이에 대해 배 후보자 측은 “주택 매매계약은 대선 이전인 지난 3월로, 새 정부의 대출규제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한 시점이었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우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
국민의힘은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아파트 구입에 대해 ‘아빠 찬스’라고 비난하고 있다. 2019년 12월 조 후보자가 아들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200㎡(약 66평) 규모 아파트를 전세 끼고 18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금전 대여 방식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 후보자 아들은 2019년 미국 체류 중 3억~4억원의 자기 돈으로 10억원을 증여받고, 전세금을 낀 갭 투자로 6년 만에 15억원 이상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2019년은 집값 상승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놓던 시기였다. 당시 외교부 차관이던 조 후보자는 외부 강연에서 “부모가 아파트를 사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따라잡기가 굉장히 어렵게 돼 버렸다. 우리 사회가 점점 신분이 고착화되고 있는데”라고 했다. 열 달 뒤 조 후보자는 아들의 ‘갭투자’에 자금을 빌려준 셈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아들이 본인 자금과 가족의 도움으로 매입한 아파트”라며 “증여세도 모두 납부했다”고 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4년째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 도지사 선거 비용 2억7000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6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권 후보자는 선거사무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연설원들에게 당비로 인건비를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으면 국가에서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인사 청문 요청안을 보면 권 후보자는 2021년 5월 납부의무가 생긴 2억7462만원의 선거 비용을 현재까지 경상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권 후보자는 예금·증권과 부동산까지 13억34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며 “고의로 국가에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 측은 “선거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사법부 재심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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