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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야당의 시간

머니투데이 민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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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야당의 시간

속보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 한병도·백혜련 '결선 투표'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2024년 4.10 총선과 2025년 6.3 대선. 1년2개월 간격으로 열린 두 개의 선거는 대한민국 보수에 큰 상처를 남겼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어진 헌정사상 2번째 대통령 파면. 그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보수정당의 '적장자' 국민의힘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며 집권 3년 만에 다시 야당이 됐다. 107석에 불과한 의석으론 167석의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하기에 버겁다. 이 시점에서 보수정당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어떻게 다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것인가.'

민주주의에서 정당은 권력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적 축이다. 문제는 윤석열정부 시기 국민의힘은 이러한 본연의 기능을 잃었다는 점이다. 대통령과 당의 일체화, 비판세력에 대한 배척, 청년·수도권·중도층 유권자 민심과의 괴리는 결국 당의 외연을 갉아먹었다.

20·30세대, 수도권 유권자들 사이에선 보수정당에 대한 피로감이 감지된다. '수구'의 이미지가 강하게 풍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12.3 비상계엄 사태 시기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혁신안은 당내 쇄신파들조차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약한 당 혁신위원회는 출범도 못하고 공전 중이다.

여론은 싸늘히 식었다. 지난 26일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8.3%)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0%에 그쳤다. 비상계엄 직후보다 낮은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몇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인적쇄신'이다.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청년과 여성, 수도권 등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인재풀을 넓히고 공천시스템을 투명하게 정비해야 한다. 당이 특정 계파나 인맥으로 운영된다는 인식을 바꾸지 못하면 외연 확장은 불가능하다.


둘째, 정책 역량 강화다. 안보·경제 등 전통적 보수의 강점에만 머물러선 미래가 어둡다. 기후위기, 복지, 노동, 지역 균형발전 등 새로운 어젠다로의 확장을 모색해야 한다. 유권자는 '과거를 잘 지킨 정당'보다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정당'을 원한다.

셋째, 책임정치의 실현이다. 잇딴 선거 패배는 유권자가 그 정당의 방향성과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는 의미다. 정당 내부 의사결정구조와 리더십 운영 방식, 당헌·당규 등 제도 전반을 성찰하고 개편해야 한다. 잘못된 결정과 전략에 대해 내부적으로 책임을 묻고 개선책을 내놓는 과정 자체가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설 속 불사조는 자기 몸을 스스로 불 태운 뒤 잿더미 속에서 다시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정치에서도 '신뢰의 회복'은 자기 희생이 뒤따른다. 냉정한 자기반성과 실질적인 변화없이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단순히 당명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재창당 수준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다시 수권의 길로 나아가려면 지금 '야당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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