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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혁신 꿈꿨지만, 성과 없이 끝난 ‘김용태 비대위’

조선일보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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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혁신 꿈꿨지만, 성과 없이 끝난 ‘김용태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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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일간 당 이끌고 오늘 물러나
‘해병대원 특검법’ 표결 불참 사과
“앞으로도 소신 있는 목소리 낼 것”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 찾아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 전사자들의 얼굴 부조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시스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 찾아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 전사자들의 얼굴 부조를 어루만지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재건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 교체’ 파동 직후인 지난달 15일 김문수 대선 후보의 추천으로 비대위원장에 취임해 한 달 반 동안 당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본지와 29일 통화에서 “‘보수를 보수답게’를 주제로 그간 전국을 돌며 청취한, 우리 당을 향한 지역 민심을 말씀드리려 한다”며 “저도 6·3 대선 참패 직후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게 맞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동안 사퇴할 수 없었는지 속사정도 전할 것”이라고 했다.

35세인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을 핵심으로 한 ‘5대 혁신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임기를 “개혁을 완수할 때까지”라고 규정하는 등 당의 쇄신과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친윤계 구(舊)주류 의원들은 “당내 분란만 일으킨다”며 김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크게 반발해왔다.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제주·울산·충청·인천·강원 등을 돌며 독자 행보를 해왔다. 유승민 전 의원과도 비공개로 만나 당과 보수 재건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연대하는 게 아니라 계파나 지역에 따라 뭉치는 경향이 퍼지면서 민심과 멀어지게 됐다”며 “앞으로도 보수의 혁신을 주도했던 소장파 그룹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처럼 소신 있는 개혁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원 특검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특검법 표결 때 ‘반대’가 당론이었던 것을 바꿔 보려고 했지만 의원 3분의 2 동의를 받지 못해 무산됐고,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어 당론을 어길 수도 없어서 표결에 불참했는데 두고두고 마음의 빚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야당이 되어 민심 말고는 눈치 볼 것도 없는 상황인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나 ‘해병대원 특검법 반대’ 당론에서 아직도 꿈쩍도 안 하고 있어 답답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새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을 지명한다. 이어 8월쯤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고, 선수별(초선·재선·3선) 의원 1명씩과 원외 인사가 비대위원으로 지명될 전망이다. 이번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와 내부 혁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떠안게 됐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제대로 개혁하지 못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비대위가 구성하는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이 앞으로 정당으로서의 기능을 할 것인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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