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전국대회’에 참석한 뒤 퇴장하고 있다. /뉴스1 |
민주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29일 친명계 최대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찾아 “검찰, 사법, 언론 개혁을 추석 전에 완수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친위대’로도 불리는 혁신회의는 친명계 인사들이 만든 조직으로 당내 공식 기구가 아니다. 하지만 차기 당대표가 될 두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당 행사가 아닌 혁신회의 행사에 함께 참석해 정견을 발표했다.
정·박 두 의원은 이날 경쟁적으로 강경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이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추석 전에 확실히 끝내겠다”고 하자, 정 의원은 이에 더해 “저는 추석 고향 갈 때 자동차에서 검찰청 폐지 소식 뉴스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방통위법을 개정해서 추석 전에 내보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고, 정 의원은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고 했다.
당대표가 될 두 의원이 첫 공동 행보로 혁신회의를 찾은 건, 민주당이 앞으로도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협치와는 다른 길로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혁신회의는 2023년 8월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단식하자, 이를 따라 전국적인 동조 단식 운동을 벌였다. 작년 10월엔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을 앞두고 ‘100만 무죄 탄원’ 서명을 이끌었다. 총선을 앞두고는 비명계 인사를 공개 저격하는 발언도 주도했다.
정·박 두 의원은 그동안 당내 강경 노선을 대변해 왔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 공직자들의 탄핵소추안을 비롯해 여러 논쟁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공직자 탄핵 청문회를 열었고, 쟁점 법안을 법사위에서 일방 처리하며 당에 보조를 맞췄다. 두 의원 모두 수시로 당내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동조하는 발언을 해왔다. 강경파 의원 둘이 출마한 탓에 이들의 강성 경쟁, 나아가 ‘찐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두 사람 중 누가 대표가 되든 집권 여당이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정치를 하게 될지 걱정하게 만든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