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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격노 풀렸나... 구축함 사고 뒤 ‘삭제’됐던 사령관 재등장

조선일보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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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격노 풀렸나... 구축함 사고 뒤 ‘삭제’됐던 사령관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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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3일 방영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기념식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시찰 사진을 재공개하면서 당초 김 위원장과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을 완전히 삭제한 채 편집해 내보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3일 방영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기념식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시찰 사진을 재공개하면서 당초 김 위원장과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을 완전히 삭제한 채 편집해 내보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지난달 북한에서 발생한 구축함 사고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인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이 북한 관영매체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등장했다.

김명식이 다시 포착된 건 2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서다. 여기에서 김명식이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거나 정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앞서 지난달 21일 북한 함경북도 청진조선소에서는 김정은이 참관하는 가운데 신형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이 열렸으나, 진수 과정에서 함이 쓰러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이를 지켜본 김 위원장은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라며 격노했고, 이후 관련자들의 소환 등 처벌이 줄줄이 진행됐다.

김명식에 대한 처벌 내용이 발표되진 않았으나, 지난 13일 좌초됐던 배를 고쳐 재차 진수하는 기념식 사진을 통해 해군사령관이 박광섭으로 교체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3일 방영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기념식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시찰 사진(위)을 재공개하면서 당초 김 위원장과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아래)을 완전히 삭제한 채 편집해 내보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3일 방영한 구축함 '강건호' 진수기념식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시찰 사진(위)을 재공개하면서 당초 김 위원장과 함께 있던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아래)을 완전히 삭제한 채 편집해 내보냈다. /연합뉴스


이후 보도 영상 등에서 김명식 모습은 사라졌다. 지난 14일 강건호 기념식 보도에서 올해 김정은이 3월 함선건조사업 현지지도를 하는 사진이 재공개됐는데, 원래 사진에는 포함돼있던 김명식만 꼼꼼하게 지운 상태였다. 이를 두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북한이 매체에서 특정인의 모습을 지운 것은 2013년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된 때 이후로는 없었다면서, 지워진 인사들이 직책에서 영구적으로 해임됐거나 징역형이나 처형 같은 처벌을 받았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명식이 불과 2주만에 관영 매체에 다시 등장한 것을 두고 김정은의 격노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사전에 방송의 내용과 형식까지 일일이 지휘하는 만큼, 조선중앙TV가 실수로 김명식을 미처 편집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이번 기록영화는 28∼29일 재방영됐으므로 첫날 실수로 내보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틀에 걸쳐 알아채지 못했을 리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방영한 기록영화 '위민헌신의 여정, 새로운 변혁의 2024년'에 김명식 전 해군사령관(빨간색 동그라미)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은 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구축함 사고 관련자들 가운데 정경택 군 총정치국장은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고, 리형선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부부장은 구속되는 등 기강 잡기는 대략 마무리된 상태다. 따라서 과했던 조치들을 일부 풀어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해군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이번 사고로 꺾인 해군의 사기를 진작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김정은은 2022년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할 당시 김명식과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촬영할 정도로 그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인 바 있다.

북한 김정은이 2022년 함경남도의 채소 생산 기지를 방문해 김명식(가운데)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2022년 함경남도의 채소 생산 기지를 방문해 김명식(가운데)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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