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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문보경 눈물에 염경엽 감독이 움직였다, 자신의 과거가 떠올라서

스포티비뉴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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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문보경 눈물에 염경엽 감독이 움직였다, 자신의 과거가 떠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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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염경엽 감독은 27일 잠실 KIA전에서 문보경의 눈물을 봤다. 경기 중 자리를 벗어나는 일이 많지 않은 염경엽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이 장면을 그대로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다. 약간은 거친 말을 섞어서, "우리 팀 기둥이 이러고 있으면 야구가 돌아가겠느냐"며 문보경을 토닥였다.

28일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전날 일화를 들려주면서 야구 팬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그는 "팬들께 부탁하고 싶은 건 우리가 키워야 할 선수, 육성해야 할 선수들에 대해서는 질책보다는 격려를 해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팬들도 선수들이 성장하기를 바라시지 않나. 물론 화가 나시겠지만 우리 코칭스태프 같은 마음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되는 게, 가족에 대한 공격이 있다. 내가 경험해봤지만 그건 정말 참기가 힘들다. 나로 인해서 가족이 공격을 받는다면…팬들도 똑같을 거다. 나로 인해 가족이 타인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다면 팬들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똑같다는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염경엽 감독은 결과의 좋고 나쁨이 단지 노력 여하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도 했다.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선수들이 노력을 등한시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감독 자신이 '죽도록 노력하고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어 이런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사실 나도 옛날에는 몰랐다. 미친 듯이, 죽도록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2000년까지 달려왔다. 그런데 2000년에 큰 경험을 했다. 죽도록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구나 싶었다. 내 의지와 달리 내가 무색무취한 사람, 무능한 사람이 돼 있다는 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럴 때가 누구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선수들이 절실하지 않다면 내가 가만히두지 않는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안 될 때의 마음은 이해한다. 그렇게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요즘 잘 안 풀리는 선수들을 보면 미운게 아니라 안타깝다. 잘 견뎌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문보경은 실책의 후유증을 금방 털어냈다. 28일 3회 대타로 나와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치면서 2-7로 크게 벌어졌던 경기를 2점 차까지 좁혀놨다. 8-9로 끌려가던 9회에는 안타를 추가해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게 했다. 수비에서는 송구가 뜻대로 가지 않아 아쉬워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1루수 오스틴 딘이 잘 잡아준 덕분에 실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LG는 끝내 1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졌지만 한때 1-7까지 끌려가다 동점을 만들고, 상대 필승조를 모두 끌어내면서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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