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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6 최초 여성 국장의 할아버지는 나치 스파이…“만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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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6 최초 여성 국장의 할아버지는 나치 스파이…“만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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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즈 메트러웰리(47)가 영국의 대외정보기관 비밀정보국(MI6) 신임 국장이자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뽑혔다. AP 연합뉴스

블레이즈 메트러웰리(47)가 영국의 대외정보기관 비밀정보국(MI6) 신임 국장이자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뽑혔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대외정보기관 비밀정보국(MI6) 신임 국장이자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뽑힌 블레이즈 메트러웰리(47)의 할아버지가 악명 높은 나치 스파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메일과 비비시(BBC)는 메트러웰리의 할아버지인 콘스탄틴 도브로월스키가 독일·폴란드·우크라이나계로 소련 붉은 군대 소속이었다가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에서 나치 정보원으로 활동한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도브로월스키는 ’도살자’, ’30번 요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린 것으로 기록돼 있었고, 지역 정보 수장으로까지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은 그가 ’우크라이나 인민에 최악의 적’이라며 5만루블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전쟁 이후 도브로월스키의 아내 바바라는 생후 두 달 된 아들 콘스탄틴 주니어와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고, 1947년 데이비드 메르트웰리와 결혼하면서 콘스탄틴 주니어의 성도 바뀌게 된다. 영국 비밀정보국의 신임 국장의 아버지인 콘스탄틴 주니어는 영국군에서 방사선과 의사로도 복무했다.



메트러웰리 신임 국장은 조부가 나치 부역자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무부를 통해 성명을 냈다. 영국 비비시(BBC)에 따르면 외무부 대변인은 “메트러웰리는 친조부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여러 동유럽계 사람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메트러웰리 가문은 많은 갈등과 분열을 겪었고, 조상과 관련한 일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부분적으로만 이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복잡한 배경을 알기에 메트러웰리는 비밀정보국 차기 국장으로서 갈등을 막고 적대적인 국가들의 위협으로부터 영국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비밀정보국 기술 부서의 총괄책임자인 메트러웰리는 5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외교관 출신 리처드 무어 국장의 뒤를 이어 오는 10월1일 18대 국장에 취임한다. 116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장이 되는 것이다. 메트러웰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인류학을 전공한 뒤 1999년 비밀정보국에 합류했다. 이후 중동과 유럽 등지에서 25년간 첩보 경력을 쌓았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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