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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이스라엘, 짓밟히지 않으려 ‘아빠’에게 달려간 것”

조선일보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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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이스라엘, 짓밟히지 않으려 ‘아빠’에게 달려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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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진정 협상 원한다면 최고지도자 모욕 멈춰야”
지난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오른쪽) 이란 외무장관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오른쪽) 이란 외무장관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8일 “이스라엘 정권은 (이란의) 미사일에 짓밟히지 않으려 ‘대디(Daddy·아빠)’에게 달려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동시에 비판했다. 12일간의 전쟁 끝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단계적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핵 협상 재개를 앞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아라그치 장관은 소셜미디어 X(엑스)에 “이스라엘은 ‘아빠’에게 달려가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줬다. 위대하고 강력한 이란 국민은 위협과 모욕을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5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이 “아빠도 가끔은 강한 말을 써야 한다”며 트럼프를 철없는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강인한 아버지에 빗댄 것을 끌어들여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태도를 버리고, 그를 따르는 수백만 지지자들에게 감정을 더는 상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착각이 더 큰 실수로 이어진다면 이란은 주저 없이 역량을 드러낼 것”이라며 “이는 이란이 가진 힘에 대한 망상을 끝내게 될 것이다. 선의는 선의를 낳고, 존중은 존중을 낳는다”고 경고했다.

2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의 항복 요구를 ‘헛소리’라고 일축한 하메네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27일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메네이를 가리켜 “당신은 신앙심이 깊고 이란에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이다. 당신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깨졌고, 전쟁을 끝내기에 매우 적절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견 직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소위 ‘최고지도자’는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스라엘에 승리했다고 노골적이고 어리석게 주장했다”며 “나는 그를 참혹하고 치욕적인 죽음에서 구해줬다”고 썼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우라늄을 위험 수준으로 농축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다시 폭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할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동안은 이란이 다시 핵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며 이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받으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헌법위원회는 지난 26일 의회가 비준한 IAEA와의 협력 중단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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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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