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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설정해 과도한 대출을 막고, 실수요가 아닌 경우 대출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진은 이날 촬영한 서울시 아파트. 연합뉴스 |
정부가 27일 수도권·규제지역(투기·투기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에서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추가 주택 구입 수요를 차단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당장 28일부터 이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6억원 이상 받을 수 없게 하는 초고강도 대책이다. 당초 정부는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따른 효과를 평가한 뒤 추가 대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이 6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대출이 급증하자 예정을 앞당겨 칼을 빼든 것이다.
이번 방안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실수요가 목적이 아닌 ‘갭투자’ 용도 등의 주택 구입에는 대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대출 수요자의 소득과 집값에 상관없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내로 제한했다. 총액에 한도 제한을 거는 전례없는 초고강도 규제다. 또한 다주택자의 대출을 활용한 주택 추가 구입을 금지하고 무주택자에 대해서도 실거주 목적이 아닌 대출을 제한한다. 한마디로 실수요자 외에 투자성으로 주택을 매입하려면 자기 돈으로 사라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조치들을 통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꼽혀온 정책대출은 서민·취약계층의 주거 안정 지원 필요성을 감안해 연간 공급 계획을 25% 줄이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가 첫 가계부채·부동산 대책으로 가장 빨리 쓸 수 있는 대출 규제 카드부터 내놓은 셈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초강수를 둔 배경은 지나치게 가팔라지는 부채 증가속도를 감안한 것이다. 이달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5조원 가까이 늘었다.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에 따른 주택거래량 증가와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치는 가계대출 관리는 물론 서울 아파트 값의 폭등세를 진압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정책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당국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필요하다면 실수요자 보완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대출을 조이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도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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