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漁 상장 부재·IPO 제도 개편 영향
공모주 펀드 자금유출입/그래픽=김지영 |
코스피가 올해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상승하고 있으나, 공모주펀드에서는 6244억원이 빠져나갔다. 대어(大漁)급 기업의 상장이 줄어들고, IPO(기업공개) 제도 개편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모주들의 수익률이 상승한 만큼 하반기 공모주펀드에 자금이 들어올지 주목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들어 공모주펀드 157개에서 6244억원이 유출됐다. 이 기간 코스피는 29.54%, 코스닥은 17.70% 상승하는 등 국내 증시가 살아났음에도 공모주펀드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최근 1개월, 1년, 3년 기준으로도 공모주펀드 자금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공모주펀드의 기간별 자금 유출입을 살펴보면 최근 2년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자금 유출액은 △1개월 631억원 △3개월 3286억원 △6개월 7111억원 △1년 7687억원 △3년 2조4219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주펀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어급 기업 부재를 꼽는다. 올해 상반기 5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며 대어로 꼽혔던 DN솔루션즈를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 SK엔무브 등 IPO 기대주들 줄줄이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지난 2월 공모액 1조1994억원을 기록했던 LG씨엔에스가 상장한 이후 아직 대규모 IPO가 이뤄지지 않았다. LG씨엔에스 이후 공모액이 가장 컸던 종목은 서울보증보험(공모액 1815억원)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IPO 공모 금액은 2146억원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공모금액 7896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대형 IPO가 단기적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공모주 배정 경쟁률은 여전히 높다"며 "기대 수익률이 낮으니 공모주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월 발표한 IPO 제도 개편도 공모주 펀드 자금 유출에 영향을 끼쳤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공모주 투자 열기가 일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증시 변동성 증가와 새로운 IPO 제도 도입 발표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수적 대응에 나서면서 공모주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고 했다.
IPO 제도 개편은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의무보유 확약(단기매도 제한) 우선배정제도다. 이는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40% 이상을 확약 기관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것이다. 만약 40%를 채우지 못할 경우 주관사는 공모물량 1%(상한금액 30억원)를 취득한 후 의무적으로 6개월간 이를 보유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IPO 공모가를 낮추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관사가 확약 물량을 채우지 못해 발생할 손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는 IPO 제도 개선이 시행되는 만큼 IPO 시장의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며 "대어 기업의 등장은 연말·연초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 상승장이 시작된 만큼 IPO 시장과 공모주 펀드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더핑크퐁컴퍼니, 무신사,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준비 중이다. 공모주들의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다.
공모주들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지난 1월 8%에 불과했으나 2월 63%, 3월 60%로 개선됐다. 지난 3월20일 상장한 한텍의 전날 종가는 3만5850원으로 공모가(1만800원) 대비 231.94% 뛰었다. 올해 들어 공모주펀드 평균 수익률은 4.40%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공모주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정책, 공매도 재개, IPO 제도 개편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 IPO 시장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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