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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한 글자에 미국인들 열광…넷플 1위 점령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머니투데이 오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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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한 글자에 미국인들 열광…넷플 1위 점령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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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제공

/사진 = 넷플릭스 제공



한국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고 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뜨겁다. 공개 나흘 만에 41개국 1위를 점령한데다 OST(삽입곡)까지 미국 1위에 올랐다. 우리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잇는 국내 작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26일 넷플릭스와 콘텐츠업계의 조사 등을 종합하면 지난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날 기준 넷플릭스 1위를 기록했다. 태국이나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권 외에도 독일, 카타르,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순항 중이다. 평가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평점도 100% 만점에 94%로 매우 높다. OST 앨범도 지난 23일 기준 미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진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특징은 우리 문화가 완벽하게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이 공동연출을 맡아 악마를 사냥하는 케이팝 아이돌을 주제로 했다. 빌런(악당)도 아이돌이며 배경도 우리나라다. 잠실이나 삼성역부터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성곽길 등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만한 모습이 등장한다. 한글로 점철돼 있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인기 비결 역시 우리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다. 서울에서 태어난 매기 강 감독은 직접 한국을 답사하며 한국적인 것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케이팝 아이돌인 트와이스 멤버 정연, 지효, 채영이 OST에 참여했으며 이병헌·안효섭 등 인기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매기 강 감독은 "뭐든 'K'가 앞에 들어가면 미국인들은 열광한다"며 "이 모습을 보며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픽 = 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 = 임종철 디자인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이 더 다양한 우리 콘텐츠의 해외 진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간 우리 콘텐츠의 해외 진출은 대중가요나 드라마, 영화 등 일부 부분에 국한돼 있었지만 최근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애니메이션 외에도 문학이나 뮤지컬, 클래식 등 '비주류 분야'의 성공은 더 많은 우리 콘텐츠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6관왕을 수상한 박천휴 작가도 지난 24일 기자와 만나 "워낙 우리 문화가 메이저하다 보니 한국어로 작품을 하는 것이 전혀 부담이 없다"며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들어가 더 매력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K-뮤지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변 확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 콘텐츠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산업 규모가 작아 '국산 콘텐츠'의 탄생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우리 문화를 주제로 했지만 미국의 소니 픽처스가 제작했으며 출연·제작진도 대부분 외국인이다.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약 9299억원(2023년 기준) 규모로 일본(26조원)이나 미국(32조원)의 10%도 못 미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각국은 다양한 콘텐츠 투자와 지원정책 마련에 발벗고 나서고 있으나 국내는 K-팝이나 드라마 등 성공이 보장된 분야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으로 외국에서도 우리 문화가 충분히 통한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우리도 다양한 콘텐츠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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